일본 오사카 방화 용의자 지난달 휘발유 구입

24명이 사망한 일본 오사카시 빌딩 화재 참사의 방화 용의자가 지난달 하순 휘발유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용의자 다니모토가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8층짜리 상가 건물에 입주한 4층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30분 만에 진화됐지만, 심폐정지 상태로 구조된 27명 중 24명이 사망했습니다.

병원 내 CCTV에는 용의자가 병원 출입구 근처에서 자신이 들고 온 휘발유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출입구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이 촬영됐다고 NHK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어제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 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병원에는 출입구 쪽 엘리베이터와 계단 외에는 비상 대피로가 없었습니다.

출입구 쪽 환자 수납처에서 갑자기 솟아오른 화염에 놀란 사람들은 불길 반대쪽으로 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신과 등을 진료하는 병원의 면적은 약 90㎡로 출입구에서부터 안쪽으로 환자 대기실, 상담실, 리워크룸, 진료실이 폭 1ｍ의 복도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병원 환자와 직원들은 대부분 진료실 등 병원 안쪽에서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은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길이 천장까지 치솟은 대기실에는 창문이 있었지만, 진찰실 등 나머지 3곳에는 창문도 없었습니다.

병원 내에는 화재에 대비한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은 40대 남성은 19일 자 아사히신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밖으로 도망갈 수 있는 길은 사실상 계단 하나밖에 없다"며 "(출입구 앞) 수납처 근처에서 불이 나면 계단 근처 소파에서 기다리던 사람밖에 도망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운 기자clou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