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아메리카 100년만에... 한국계가 첫 왕관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12. 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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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모친 둔 20세 엠마 브로일스
피부병 앓았다 피부과 전문의 지망
“분열 겪는 미국에 공감과 포용력 증진하고 싶어”
100주년 된 미스 아메리카 선발 대회에서 우승한 알래스카주 대표 엠마 브로일스가 지난 17일(현지 시각) 우승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로일스는 50년 전 알래스카로 이민 간 한인 부부를 외조부모로 둔 한국계 3세 미국인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2년 미스 아메리카’에 10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여성이 선발됐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알래스카주 대표로 출전한 한국계 3세 대학생 엠마 브로일스(20)씨가 선발됐다고 17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1921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알래스카주 출신이 우승한 것도, 한국계가 우승한 것도 처음이다. 이 대회는 올해 100주년 기념행사로 치러졌는데, 처음으로 수영복 심사를 폐지하는 등 참가자들의 외모 평가에서 벗어나 리더십과 재능, 소통 능력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브로일스는 어머니가 한국계, 아버지가 백인이다. 외조부모가 50여 년 전 한국에서 알래스카로 이민 왔다고 한다. 그는 이날 소감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우리 가족,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조부모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가족이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브로일스는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백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미국엔 정체성 문제를 겪는 이가 많은데 내가 미스 아메리카라는 위치에 오른 것은 정말 특별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국이 분열을 겪는 시기에 열린 마음과 공감, 포용력을 증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엠마 브로일스(가운데 왕관 쓴 이)가 2022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서 최종 우승한 뒤 감격하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 그는 "내가 뽑힐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UPI 연합뉴스

그는 피플지 인터뷰에선 “내가 어릴 땐 나같이 생긴 사람이 TV에 나오지 않았다. (한국계라는) 출신을 감추려 애썼다”며 “앞으론 나 같은 아이들이 나를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의 문화·경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도 브로일스가 선정된 배경 중의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로일스는 피부과 전문의를 지망하는 애리조나주립대 의과학(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 전공 학부생으로, 이번 우승으로 장학금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를 받았다. 그는 “어릴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강박 장애와 관련한 피부 질환을 앓았지만 이를 이겨냈다”고 고백한 점, “다운증후군인 오빠가 스페셜 올림픽에 참가해왔다. 나도 발달장애인 지원에 중점을 두고 미스 아메리카 활동을 하겠다”고 말한 점이 주목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엠마 보일스가 지난 16일 코네티컷에서 열린 100주년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장기 자랑을 하는 모습. /UPI 연합뉴스

특히 브로일스는 심사에서 ‘대회 스폰서 기업의 남성 임원이 성희롱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란 질문에 “날 그렇게 대하도록 놔두지 않겠다. 여성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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