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올해 최고 연구 성과 '로제타폴드'

이정아 기자 2021. 12.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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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과 은빛 지폐들이 잔뜩 쌓여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배경에서 커다란 2021 숫자가 우뚝 서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21년 한해 동안 가장 우수했던 과학계 성과로 인공지능(AI)으로 단백질 구조 해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연구를 뽑아 17일 표지에 이 같은 상징적인 그림을 담았다.

과학자들이 이미 실험을 통해 밝혀낸 단백질 구조를 로제타폴드가 해독하도록 시험한 결과 90% 이상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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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금빛과 은빛 지폐들이 잔뜩 쌓여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배경에서 커다란 2021 숫자가 우뚝 서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21년 한해 동안 가장 우수했던 과학계 성과로 인공지능(AI)으로 단백질 구조 해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연구를 뽑아 17일 표지에 이 같은 상징적인 그림을 담았다. 

그림에 등장하는 지폐들은 단백질 2차 구조를 나타내는 '구불구불한 사슬(알파-나선구조)과 화살표(베타 병풍구조) 조합'이다. 이 2차 구조들이 모여 3차 구조를 이룬다. 이 3차 구조들이 접히거나 결합한 4차 구조가 효소 등으로 실제 기능을 한다.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단백질설계연구소(IPD) 소장(생화학과 교수)와 백민경 박사후연구원이 지난 7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성과다. 연구팀은 수 분~수 시간 내에 단백질 구조를 해독하는 AI '로제타폴드(RoseTTAFold)’를 개발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을 아는 것만으로는 특성을 알기 어렵다. 2차구조가 어떻게 결합하고 얽혀 3차 구조, 4차 구조가 되느냐에 따라 모양과 성질이 달라져서다. 단백질 입체 구조를 알아야 체내에서 이 단백질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있고, 단백질 이상으로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 병 같은 난치성 질환의 원인을 찾거나 치료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과거 단백질 입체 구조를 알아내려면 X선 결정학이나 극저온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해야 했는데 계산이 복잡하고 시간도 수 개월~ 수 년이 걸렸다. 지금까지 알려진 단백질 가운데 사람이 구조까지 밝혀낸 것은 약 1% 정도다. 

2018년 구글 딥마인드가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AI '알파폴드1'을 개발하면서 판도가 뒤집혔다. 특히 이번에 사이언스가 우수성과로 꼽은 베이커 소장팀의 로제타폴드는 자기들만의 노하우로 알파폴드를 재현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가 이뤄낸 성과다. 

로제타폴드는 단백질을 보면 먼저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이와 비슷한 아미노산 서열을 찾는다. 동시에 아미노산들이 어떻게 연결될지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어떤 입체 구조를 띠고 있을지 예측한다. 이런 세 가지 과정을 반복하고 압축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로제타폴드는 해독 속도도 빠르지만 정확도도 높다. 과학자들이 이미 실험을 통해 밝혀낸 단백질 구조를 로제타폴드가 해독하도록 시험한 결과 90% 이상 일치했다. 이 연구성과에 대해 홀든 소프 사이언스 편집장은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고 (생화학 분야의) 판도를 바꿀 기술"이라고 평했다. 

사이언스 편집진의 평가 외에도 독자를 상대로 진행한 온라인 투표에서도 로제타폴드 연구성과는 1위(38.9%)를 차지했다. 인류가 50년 넘게 풀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할 실마리가 됐기 때문이다.

사이언스는 1996년부터 매년 그 해의 우수성과를 선정해 발표하는데, 한국인 연구자가 꼽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 연구원은 서울대 화학부, 물리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워싱턴대 약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 중이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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