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새 임원 37%가 연구개발직.. 미래차 인재 중용
현대차그룹이 17일 역대 최대인 203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하는 대규모 세대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새 임원 중 30%는 40대, 37%는 연구개발직 출신으로 미래차 기술 인재를 집중 등용했다. 특히 전기차·자율주행차 전환을 위해 전기공학도 출신 임원들을 각 분야에 전진 배치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미래차 사업을 주도하는 신세대들이 약진했다. 추교웅(47) 현대차 전자 담당 전무는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자율주행 기술과 첨단주행보조시스템 개발을 주도해온 장웅준(42) 자율주행사업부장 겸 모셔널(자율주행개발 자회사) 최고전략책임자는 전무로 발탁됐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선후배인 두 사람은 현대차 내 대표적인 ‘젊은 피’로 꼽힌다. 현대차 전체 상품 기획을 맡는 미래성장기획실장 및 전기차 사업부장(부사장)에는 MIT 출신 김흥수(50) 상품본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미래차의 핵심 경쟁력이 될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도 대거 등용했다. 부사장급인 현대차 ICT혁신본부장에는 진은숙(53) 전 NHN 최고기술책임자가 영입됐다. 진 부사장은 데이터·클라우드·플랫폼 전문가로 현대차를 개발자 중심 조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 개발자 출신인 김정희 현대차 인공지능 싱크탱크인 AIRS컴퍼니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네이버에서 번역기 파파고를 개발한 주역이다.
현대차가 임원 인사에서 200명이 넘는 신규 임원을 발탁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예년의 경우 신규 임원은 130~140명 선이었다. 특히 이번 인사로 기존 임원 30%가 퇴진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며 “분위기 쇄신을 넘어 사업 구조의 틀을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로 디자인경영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베르트 비어만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각 담당 분야의 고문 역할을 맡게 됐다.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은 부본부장이었던 박정국 사장이 맡는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 윤여철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 이원희 품질담당 사장, 이광국 중국 총괄 사장, 하언태 사장(울산공장장)도 퇴진해 각각 고문으로 선임됐다. 정의선 회장의 친정 체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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