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유토피아'를 모색하는 일 [책과 삶]
[경향신문]

시네마토피아
강유정 지음
민음사 | 436쪽 | 1만8000원
영화평론가 강유정은 영화 <도가니>(2011), <내부자들>(2015), <베테랑>(2015), <아수라>(2016)의 공통분모로 ‘밀실’을 끄집어낸다. <도가니>와 <베테랑>은 각각 “장애인 학교 교장실과 교무실이라는 밀실의 폭력” “재벌이 만든 밀실의 폭력”을 그린다. <내부자들>은 “권력을 나눠 가진 자들이 누추한 욕망을 ‘깨벗고’ 드러내던 요정의 밀실”, <아수라>는 “비밀스러운 협상을 위해 열린 곳을 닫아 (만든) 밀실”을 다룬다. 강유정이 지적하는 건 “밀실에서 피어난 검은 욕망과 왜곡된 힘”, 지향하는 건 “법을 넘어서 비웃는 사람들까지 제대로 법을 존중하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영화를 뜻하는 ‘시네마’와 ‘어디에도 없는 땅’을 가리키는 ‘유토피아’를 결합한 단어다. 출판사는 “‘영화의 땅’이라는 표면적 의미와 ‘지금 이곳에 없는 낙원’을 모색하려는 저자의 의지를 담은 제목”이라고 말한다.
강유정은 “영화에 관한 질문은 곧 한국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여겼다. ‘영화로 세상을 읽는다는 것’은 곧 “표면이 아니라 이면 그리고 행간과 맥락”과 “결국 집단 서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불편한 진실”을 보는 일이다. 책은 “정치·사회적 문제에서 시작해, 사람에 대한 가장 깊은 이야기인 인문학”으로 마무리된다. 그가 정의하는 인문학은 “특정 철학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세상의 서사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 메타 서사를 배우는 일”이다.
“집권 세력이 달라지면 세상이 많이 달라질 거라 믿었지만 그것 역시 순진한 판타지였음을 느끼게 된다. 진짜 권력은 단기 집권하는 정치가가 아니라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기득권”이란 말이 저자가 배우고 또 성찰한 메타 서사의 하나일 것이다. 2014년부터 7년간 연재한 경향신문 ‘강유정의 영화로 세상읽기’ 글들을 모아 다듬고 보완해 펴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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