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PCB 소재 1위 굳히는 두산

이유섭 2021. 12.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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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테플론 레진' 개발
항공분야에 쓰던 고사양 소재
초저손실로 6G통신 등에 적용
(주)두산이 새로 개발한 인쇄회로기판(PCB)용 절연재료를 내세워 PCB 소재 분야에서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16일 PCB업계에 따르면 두산의 전자비즈니스그룹(전자BG·이하 두산전자)은 최근 '테플론 레진'이란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전자는 반도체와 5G용 핵심 부품인 PCB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한다. CCL은 PCB에서 전기가 새지 않도록 하는 절연제 역할을 하는데, 절연층이라 불리는 레진이 CCL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런데 두산전자가 그동안 주로 사용해온 '에폭시 레진'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 두산전자 관계자는 "테플론은 에폭시에 비해 초저손실 특성을 보유해 초고주파(㎜Wave)나 6G(6세대) 등 차세대 고속 통신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테플론은 현재 우주·항공 특수 분야에만 적용되는 고사양 소재지만 적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두산전자는 국내외 PCB 소재산업 분야에서 최고 위치에 있다. PCB 산업은 크게 △반도체 기판 △경성·연성 기판 △후방(소재·설비·약품·가공)으로 나뉜다. 두산전자는 후방산업 소재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위치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이 생산하는 반도체 기판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CCL을 두산전자가 대부분 공급한다. 또 스마트폰·5G·반도체 등 첨단 전자기기, 이른바 전 세계 '하이엔드' 소재시장에서 올해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전자 CCL을 사용한 PCB를 공급받는 최종 고객사 명단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애플·시스코·구글 등 모바일·네트워크 기업이 두루 포함돼 있다.

두산전자가 만드는 PCB 소재가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1974년 한국오크공업 설립 때부터 쌓아온 노하우 덕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B 성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게 레진 배합비"라며 "수십 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추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두산전자 매출은 작년보다 약 10% 늘어난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두산전자는 2025년까지 매출 목표를 2조원 이상으로 늘려 잡았다. 시장 상황도 두산전자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에 따르면 내년 PCB 생산액은 올해보다 6.6% 늘어난 11조8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기판 매출은 올해보다 20%나 확대될 전망이다.

한 PCB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5G용 안테나 등에서 테플론 소재가 일부 쓰이고 있으나, 기존 레진보다 가격이 10배 정도 비싸고, PCB 제조 시 가공성이 안 좋다는 한계가 있다"며 "두산전자가 얼마나 가격을 낮추고 가공성을 높이는지가 상용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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