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인선 발표에 당사자들이 "합류 몰랐다" 답한 이유
언론보도·기자 전화 받고 자신의 합류 사실 알았다는 답변…지원·면접 없었다는 대답도
미디어오늘 확인한 인사 4명…국민의힘 선대위 측 "출근 전에 기자 전화 받아 조심스러웠을 것"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6일 출범한 가운데 선대위는 추가 인선을 꾸준히 발표 중이다. 선대위가 인선 때마다 추가 합류자 명단과 간단한 이력을 기자들에게 공지하는데 미디어오늘은 일부 인사에게 합류 배경이나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 이때 일부 인사들은 자신이 선대위에 합류한 사실을 몰랐을 뿐 아니라 선대위에 지원하거나 따로 면접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에 이러한 답변을 내놓은 인사는 4명이다.
지난달 25일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이 선대위 대변인단에 합류한다는 소식에 미디어오늘은 원 전 위원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발표 한달 전인 지난 10월30일 SBS에서 퇴사했고 이후 미국에 머물고 있었다.
원 전 위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늘(11월25일) 기사가 났다고 서울에서 연락을 받고 대변인단 합류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떠한 경로로 발탁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도 일면식이 없다”며 “퇴직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정리하기 위해 잠깐 나와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나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후보 측과 사전 교류가 없었다는 내용의 답변이다. 그는 “정치부 기자를 오래했기 때문에 정치를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막연한 생각은 가져본 적 있다”며 “이게 운명이면 귀국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원 전 위원은 대변인단에 합류하겠다고 했고 현재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번째로 자신의 선대위 합류 사실을 몰랐다고 답한 인물은 선대위 기독인지원본부장을 맡은 이정화 선린교회 목사였다. 미디어오늘은 이 목사에게 앞으로 선대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물었다. 그는 지난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평소에 동성애 관련 법제화(차별금지법)에 대해 기독교 입장에서 맞지 않으니까 그 활동을 생각하는 입장인데 날 어떤 분이 추천했는지 모르고 대선에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는 모른다”며 “모임에 참석해봐야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에 지원을 하고 면접 절차 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목사는 “그런 과정은 없었고 갑자기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아마 내가 새누리당때부터 기독교 관련 분과에서 봉사를 많이 해서 지도부에 계신 분들이 기억해 준 것 같은데 그거밖에 없다”고 답했다.

당사자가 선대위 합류에 거절 의사를 표했지만 명단이 발표된 경우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선대위가 발표한 추가 인선에 이름이 올랐다. A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안이 오기는 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감사하다고만 (거절)했다”며 “(A씨가 임명된 직책이) 나와 전혀 맞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수차례 질문에도 “수락한 적도 없고 (해당 직책을) 맡겠다고 한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선대위에서 A씨 명단을 발표했기에 이를 인용한 기사가 16일 현재도 남아있다.
며칠 뒤 선대위는 A씨를 다른 직책으로 옮겨 추가 인선이라며 발표했다. 미디어오늘은 다시 A씨에게 합류 배경을 물었다. A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첫번째 발표 때 '나는 그 직책을 할 생각이 없고 내 전문성에도 맞지 않다.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내 전문성을 살려 도움 드릴 부분은 드리겠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며 “사전에 이러이러한 자리에 임명하려는데 어떠냐, 아니면 원하는 자리가 어디냐고 물어봤다면 답을 했겠지만 이번에도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두 번째 직책은 자신의 경력과 배치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고민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선대위에서 하고 싶은 일이 없다고 답한 인사도 있었다. 선대위가 지난 14일 기독교지원단장이라고 발표한 김경만 한빛선교교회 목사는 지난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고 선대위에서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다”며 “언론보도 보고 (선대위 합류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선대위에 지원하거나 면접 등을 본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 안했다”며 “오늘(15일) 다른 사람이 (기사 보내줘서) 알았다”고 답했다.
'선대위에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김 목사는 “하고 싶은 일 별로 없다”며 “나는 교회 목쇠일, 전도, 봉사단 활동으로 정신이 없는데 힘들다”고 말한 뒤 “난 다른 사람처럼 '이거 시켜주십쇼'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매일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지금 담임하고 있는 교회가 부흥되고 있어 전도에 모든 노력을 쏟고 싶지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 입장이 곤란한 상황이다. 기도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매일일보(국민의힘, 불법 공문 사건으로 징계당한 인사 기독교지원단장에 임명)와 인터뷰에서도 김 목사는 자신이 선대위에서 기독교지원단장에 임명했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공개적으로 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다수의 당사자는 선대위와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미디어오늘에 자신이 어떠한 직책인지를 수차례 되묻는 경우도 있었다. 선대위가 일방적으로 인선을 하더라도 평소 정치성향이 맞거나 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굳이 거절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대위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결국 그분들 다 선대위에 들어와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정식 발령을 받아 출근해서 일하기 전에 기자에게 전화를 받으니 조심스러울 수 있어서 말씀을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협의 없이 누구를 임명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도 실례가 되고 선대위 인선 발표에 있어서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며 “사전협의는 다 됐지만 신중하게 기자들 전화를 받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