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니스' 배해선 "욕 먹을 수록 기분 좋아" [인터뷰]

김문석 기자 2021. 12.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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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해선. 사진 버드이엔티 제공


배해선은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tvN ‘해피니스’, JTBC ‘구경이’ 등 인기 드라마에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에서는 청와대 입성을 위해 어떠한 일도 서슴지 않는 지역구 4선 야당 국회의원, ‘구경이’에서는 정 많고 사랑스러운 케이 이모, ‘해피니스’에서는 101동의 빌런 등 다채로운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했다. 발군의 연기력으로 극을 탄탄히 받히는 동시에 카멜레온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배해선을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995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데뷔한 배해선은 2015년 우연히 드라마 ‘용팔이’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드라마와 영화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용팔이’ 출연은 배해선의 연기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20여 년 동안 줄곧 무대에서 연기했던 그는 ‘용팔이’의 황 간호사 역할로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배해선은 “당시 메르스 때문에 공연계가 어려운 시기였다. 분량이 많지않다는 얘기를 듣고 공부한다는 심정으로 출연했다”면서 “사회 초년병으로 돌아가서 연기를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이 작품으로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다양해졌다”고 회상했다.

배해선은 ‘이상청’에서 솔직하고 강단있는 야당 국회의원 차정원으로 변신, 인상깊은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스펙, 정무 감각, 미모 삼박자를 갖춘 매혹적인 여성 정치인을 표현하면서도 허당미를 더한 모습까지 캐릭터의 매력을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인 연기는 두 편 정도했어요. 처음에는 정치인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말하는 톤을 연구하며 연기하는데 참고했어요. ‘이상청’에서 차정원은 정치인으로 접근을 하지 않았어요. ‘차정원은 정치인이 아니다’로 설정하고 출발했죠. 차정원의 솔직한 모습은 저와 비슷하지만 깐깐하지는 않아요.”

JTBC 드라마 ‘구경이’(위), tvN 드라마 ‘해피니스’ (중간), 웨이브 ‘우리는 지금 청와대로 간다’에 동시 출연한 배우 배해선.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해피니스’에서는 목적이 분명한 악역 아닌 악역을 소화했다. 입주자 대표를 통해 이득을 꿈꾸는 101동 동대표 오연옥은 현실 속에서 존재할 것 같은 인물이다. 목적이 분명하다.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면 친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적으로 만드는 인물이다. 그의 리얼한 연기로 ‘동대표님’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미움을 받는 인물이 됐다.

“오연옥을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으로 풀고 싶지 않았어요. 오연옥 같은 인물은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인물이니까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잘 몰라요. 한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두려움, 이기심이 드러나기 마련이죠. 101동 안에서 벌어지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공격하는 인간의 본성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모습이 더 두려움의 대상이에요. 오연옥의 이런 점을 그리려했습니다.”

‘해피니스’ 시청자들은 오연옥이 가장 먼저 죽기를 바랐지만 모두 감염돼고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오연옥은 끝내 살아남는다. 601호 오주형과 함께 가장 악랄한 빌런 역을 맡은 배해선은 그렇게 살아남아 법의 심판을 받는다.

“저 정도로는 안된다고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더 가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도 있었죠. 마지막 촬영에서 오연옥이 처절하게 응징당하는 신이 있어요. 리허설하는데 한효주씨가 저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더라고요. 저도 그 모습을 보고 울컥했어요. 시청자들이 오연옥을 보면서 가장 먼저 죽기를 바란다는 말을 들으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역시 최근 종방한 ‘구경이’에서는 주인공 케이(김혜준)의 이모 정연 역을 맡아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난 언니 대신 케이를 보살피며 사랑을 쏟아주는 따뜻한 이모를 연기했다. 눈빛만으로도 ‘조카바보’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내는가 하면 과거 회상신에서는 유창한 영어 대사 연기로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해선. 사진 버드이엔티 제공


이 같은 그의 활약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연극, 뮤지컬,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자다가도 일어나서 대사를 외우고 노래를 불렀다. 인간 배해선보다는 연기자 배해선을 우선했다. 배우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촬영장에서 연기를 한다는 자체를 사랑했다. 배해선은 “김성령 선배가 ‘배해선의 시대가 온다’고 칭찬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면서 “‘해피니스’ 현장에서는 동료배우들과 촬영하는게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예전에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너무 괴로웠어요. 그 두려움에 멈칫하기도 했죠. 배우라는 직업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배우 배해선도 중요하고 인간 배해선의 삶도 중요합니다. 더 많이 경험해보고 싶어요.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연기에 대한 도전도 삶에 대한 도전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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