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로, 상실과 위로의 이야기 '드라이브 마이 카' ★★★

김경희 2021. 12. 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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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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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홋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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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엄청난 수상경력이 있는 작품이다. 올해 초 있었던 74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시카고국제영화제, 덴버국제영화제, 보스턴비평가협회, 뉴욕비평가협회, 고담어워즈 등등에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대학원 수료 작품인 '열정'으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와 도쿄 필멕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한일공동제작 작품인 '심도'부터 동일본대지진 피해자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파도의 소리', '파도의 목소리 – 게센누마편', '파도의 목소리 - 신치마치편'을 만들었으며, '해피 아워'를 통해 전세계 영화제의 호평을 받은바 있다.

또한, 첫 상업영화 '아사코'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각본으로 참여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가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어 올해 3월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우연과 상상'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 7월 제74회 칸영화제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로 각본상을 수상하며 세계 3대 영화제 중 2개의 영화제에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명실상부 전세계가 주목하는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우뚝 섰다.

'기생충'과 '미나리'로 K-콘텐츠의 세계적 공감을 겪어본 우리로선 가깝지만 낯선 나라 일본의 영화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다. 그렇기에 일본의 젊은 거장의 영화 스타일은 과연 어떤 것일까? 많이 궁금해진다.

이 작품을 보기 전 또 하나 주목할만한 대목은 이 영화는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것. 2014년 8월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9년 만에 펴낸 단편소설집으로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6주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여자 없는 남자들]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가장 좋아하는 책’ 목록 중 하나로 꼽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원작이 무려 무라카미 하루키고,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 영화,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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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독특했다. 아름다운 부부가 관계를 할때마다 소설(또는 대본)의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성도, 주인공이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인 관계로 극중에서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의 스토리도 보여진다. 그러며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관계가 아주 조금씩 천천히 펼쳐진다. 러닝타임이 179분이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주인공의 감정이 서서히 굳었다 풀어졌다 아주 터지는 모습을 관객들은 거의 주인공과 같은 호흡으로 지켜보게된다. 주인공보다 한발 늦게도, 빠르게도 아닌 딱 주인공의 시점에서 출연하는 다른 인물도 들여다보게된다.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고 동화된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드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여러 이야기를 동시에 듣고 난 기분이 든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집중해서 일듯. 등장 인물들 각각의 사연이 저마다 한 채의 집을 짓고 있어서 영화를 보고나면 한 마을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기분이다.

드라마틱하고 스피디한 전개에 파격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을 좋아하는 우리네 정서와 사뭇 다르지만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수어까지 저마다의 언어를 쓰며 한 편의 연극을 공연하는 모습이나, 한국의 마트, 한국 도로의 풍경, 그에 반해 너무나 일본스러운 풍경과 배경등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장면마다 새삼스럽다.

감정을 끌어 모으는 방식이 아주 색다르며.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건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너무나 좋은 연기를 펼치는 우리 배우들도 발견할수 있다.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 배우들이 짧은 등장이지만 강렬한 울림을 주는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수어 연기를 펼치는 박유림의 연기는 너무 좋다.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 '드라이브 마이 카'는 12월 23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트리플픽쳐스/영화사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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