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섬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제주 '역대 최강' 지진(종합2보)

오미란 기자,강승남 기자,고동명 기자,홍수영 기자,오현지 기자 2021. 12. 1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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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4.9' 제주도 역대 1위·한반도 역대 11위 강도
"진동느껴" 신고 110건..다행히 아직 큰 피해 없어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강승남 기자,고동명 기자,홍수영 기자,오현지 기자 = 14일 제주도 서쪽 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4.9 지진은 제주섬 전체를 흔들 정도로 강력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큰 피해는 없지만 여진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위치는 북위 33.09도, 동경 126.16도, 진원까지의 깊이는 17㎞다.

당초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5.3으로 발표했으나 4.9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진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11번째로 강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그뿐 아니라 이번 지진은 제주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한 지진으로도 기록됐다. 직전 1위 기록은 지난 2008년 5월31일 오후 9시59분쯤 제주시 서쪽 78㎞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2의 지진이었다.

규모 4 지진의 경우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린다. 규모 5 지진의 경우에도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분 등이 깨지기도 하고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실제 이번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제주도 전역에 크고 작은 진동이 발생했다. 기상청도 이번 지진 정보 발표 시 "제주도민은 큰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웰컴센터 건물 앞에 시민들이 대피해 있다.(독자 제공)2021.12.14/뉴스1

이번 지진이 발생한 순간 진앙지와 가까운 가파도와 마라도에서는 거의 모든 건물에서 큰 흔들림이 감지돼 많은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업소용 냉장고가 흔들리거나 선반 위 컵이 떨어지는가 하면 지진 후 해일을 우려해 낚시꾼들이 민박집으로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같은 시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갑자기 수십명의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면세점을 방문한 관광객들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 참석자들, 센터 직원들이 한데 몰리면서 다소 혼잡한 상황이 빚어졌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사는 A씨는 "순간 집 전체가 '덜덜덜' 떨려서 금방이라도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면서 "다행히 진동이 금방 멈췄지만 계속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사는 B씨 역시 "길을 걷다가 순간 흔들림이 느껴지면서 앞으로 고꾸라져 손과 무릎을 다쳤다"며 "제주에 평생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제주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주시 연동의 한 빌라에 사는 C씨는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땅 밑으로 뭔가 지나가는 듯 '우구구구' 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림이 느껴져 깼는데 바로 재난문자가 왔다"며 "정말 집이 무너지는 줄 알고 무서웠다"고 했다.

제주시 일도2동에 거주하는 D씨도 "안방 창문이 갑자기 엄청 큰소리를 내며 떨려 깜짝 놀랐다"며 "직접 지진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는 한 10초가량 진행된 것 같다"고도 했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오현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지료 또는 자가격리 중인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컸다.

재택치료 중인 시민 E씨는 "나가면 벌금인데 여진이라도 오면 어떡하느냐"며 "간호사님께 물어보니 우선 기다리라고 하는데 함께 치료 중인 아이들이랑 차량까지만 이동해도 되느냐"고 초조해했다.

자가격리 중인 시민 F씨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불안해 죽겠다"고 호소했다.

제주도민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다.

실제 전남에 사는 G씨는 "지진 속보를 보자마자 포항 지진이 떠올라 제주에 있는 아들에게 바로 전화했다"며 "다행히 아직은 큰 피해가 없는 듯한데 불안하다"고 했다.

이 밖에 지진 전후로 제주 곳곳에서는 이상현상 목격담도 잇따르고 있다.

다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포동 주상절리 인근에서는 지진을 느낀 꿩들이 울부짖으며 이상반응을 보였고, 제주시 오라2동에서는 까마귀떼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현재까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는 모두 110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나 다행히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는 상태다.

제주도는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추가 여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제주도민들은 TV나 라디오 재난방송을 청취하면서 침착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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