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의 불안한 빈자리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1. 12.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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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배우 이현우, 안보현이 김선호의 빈자리를 채운다. 제작진의 새로운 카드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김선호의 빈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영화 '도그데이즈' 측은 캐스팅 소식을 알리며 애초 김선호가 맡을 예정이었던 캐릭터를 이현우가 대신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선호가 출연할 또 다른 작품이었던 영화 '2시의 데이트' 제작진 역시 캐스팅 소식을 전했다. 해당 빈자리는 안보현이 꿰찼다.

이현우, 안보현을 '김선호의 대체 배우'라 부르는 건 실례다. 두 사람 모두 틈틈히 필모 이력을 쌓았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캐스팅은 이해관계와 심리가 복잡하게 얽힌 민감한 영역이다. 작품의 결실이 배우의 다음 행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시나리오가 누구를 거쳐 내게 왔느냐는 배우에게 때로 자존심 문제로 해석된다. 제작진이 으레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건네며 ‘당신이 첫 번째’라고 너스레를 떠는 이유다. 첫 캐스팅 제안이 실제로 성사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을 업계의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음에도 이 같은 발언을 언론시사회나 인터뷰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건 배우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제작진의 선의이기도 하지만 결국 캐릭터의 진짜 주인은 누구를 거쳤든 작품에 몸을 실고 날 것을 연기한 배우라는 의미가 담긴 것일 테다.

그럼에도 외부에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작품은 새 배우를 물색하기 어렵다. 매니지먼트사와 배우의 자존심 탓에 제동이 걸린다. 종종 제 자존심만 내세우느라 작품을 보지 않는 배우들이 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판단해 거절하는 건 현명할 수 있으나 타 배우에게 시나리오가 먼저 갔다는 이유를 작품을 놓는 이들도 있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수많은 거절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그 거절들이 있었기에 '태양의 후예' 신화와 송중기라는 스타가 탄생했다.


‘도그데이즈’, ‘2시의 데이트’ 제작진의 고민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김선호에게 다른 배우를 찾는다고 통보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의 빈자리를 대신할 배우를 찾는 건 더 쉽지 않았을 일이다. 다행히 이현우, 안보현은 자존심 대신 작품과 기회를 봤다. 중요한 건 결국 작품이고, 작품은 제작진의 실력과 배우의 연기 결에 있다는 걸 인지한 판단 덕이 아니었을까.

전역 후 굵직한 작품을 만나길 원한 이현우에게 ‘도그데이즈’는 단비 같은 기회다. 전작인 영화 '영웅'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스크린으로 활동을 넓히려는 찰나 윤여정, 유해진 등 스크린의 쟁쟁한 별들이 합류한 작품이 찾아왔다.

안보현도 기대되기는 마찬가지. '이태원 클라쓰', '카이로스'로 대중의 호감은 얻는데 성공한 그는 넷플릭스 '마이네임'으로 단숨에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며 차세대 스타 유망주로 떠올랐다. 2순위 섭외였음에도 '2시의 데이트' 라인업에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올 한해 김선호는 가장 폭이 높은 성장세를 보여 준 배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주인공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과시했던 건 말그대로 배우로서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증표였다. 누구보다 이를 빨리 캐치한 건 업계 관계자들이다. 필모 이력이 많은 배우가 아님에도 다수의 작품들이 그를 원했다. KBS2 ‘1박 2일’로 예능까지 성공적으로 접수했기에 김선호가 그릴 미래에는 어떠한 빈틈도 없어 보였다. 승승장구할 일만 남은 듯 했다.

아직 정상의 고지까지 점령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대중의 호불호에 의해 활동이 좌우되는 연예계의 특수성 때문일까. 김선호의 자리는 예상보다 빨리 채워졌다. 그리고 그 새로운 카드가 부족해보이지 않는다.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가 뜻하지 않은 사적 논란에 발목이 잡힌 건 아쉬운 일이지만 김선호의 좁아진 빈자리는 존재가 타자에 의해 얼마나 쉽게 대신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물론 가능성은 남아있다. 여전히 김선호를 고집하는 작품이 있고, 빠른 복귀를 바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스타가 탄생하는 데 있어 타이밍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속된 말이 통용되는 연예계가 아닌가. 타이밍, 시기는 입지의 굳건함이 결정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 점에서 김선호의 막연한 대기는 어쩐지 불안해 보인다. 공백이 길어질수록 빈자리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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