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방역패스 또 먹통"..아마추어 정부에 자영업자 할말도 잃었다

고보현,박나은,박홍주,신유경 2021. 12.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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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화 둘째날도 현장서 혼란
첫날 접속장애 사태 발생하자
질병청 서버 긴급 증설했지만
바쁜시간대에 일부 앱 또 멈춰
"손님도, 식당주인도 스트레스"
잇단 실책에 자영업자 거리로
국회 앞서 적극적 지원책 촉구

◆ 코로나 대란 ◆

코로나19에 따른 승객 감소 등을 이유로 경기도 성남시의 유일한 고속버스터미널인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내년 1월 1일부터 1년간 장기휴업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26개 운수업체의 54개 노선을 하루 평균 7000여 명이 이용했으나 현재는 2000여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에서는 터미널 운영사에 대한 지원 방안 협의에 나섰다. 이날 장기휴업을 알리는 현수막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박형기 기자]
"어제도 방역패스 접속 오류로 식당이 마비됐는데, 오늘도 쿠브(COOV) 확인이 안 되니, 참…."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 모씨(63)는 이틀 연속 점심 장사를 허탕 쳤다. 그는 "방역패스가 음식점에는 말도 안 되는 제도"라며 "손님도 스트레스를 받고, 우리는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방역패스 의무화 시행 첫날이었던 지난 13일에 이어 둘째 날마저 전자예방접종증명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이를 확인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또 한 번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질병관리청이 "쿠브 서버를 긴급 증설해 오늘 점심·저녁시간 방역패스의 원활한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지 약 한 시간 만에 먹통 사태가 재발한 것이다. 점심시간 본격적으로 손님이 몰리자 오전 11시 40분께 각지 매장에선 쿠브를 비롯해 카카오·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같은 접종증명 시스템이 일부 멈추는 현상이 일어났다. 한 중식당 직원 전 모씨는 "바쁜 점심시간에 네이버 QR체크인이 안 돼 손님이 우르르 들어와 앉았다"며 "다른 방법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몇 번 하다가 안 되니 손님도 답답해서 자리로 가서 앉아 버린다"고 털어놨다. 그는 "식당 처지에선 직접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라도 다시 안내하고 확인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접속 장애 신고가 밀려들자 질병청은 이날 오후 "네이버 말고 쿠브, 카카오, 토스 패스(PASS) 등으로 QR체크인을 하길 바란다"며 수습에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발급이 순간적으로 폭증하면서 방역패스 계도기간 서버를 증설했음에도 쿠브에서 처리가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며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QR코드 출입명부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일시적 수요 증가를 감안해 대용량 처리가 가능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규제로 속앓이만 하던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잇따른 실책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주들 사이에선 "오늘도 확인 작업을 패스해서(건너뛰어서) 방역패스인 것이냐. 어린애들 장난도 아니고 장사를 때려치우고 싶다"며 조롱과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방역패스 지침을 위반할 때 이용자와 운영자 측에 부과되는 처벌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다중이용시설 방문객이 방역패스를 제출하지 않으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되지만, 업주 측이 관리 소홀로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15배인 150만원의 과태료와 1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미확인 행위가 4번 적발되면 업장 폐쇄명령까지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바보같이 방역패스를 왜 검사하느냐. 확인 안 하고 손님 다 받았더니 매출이 늘어 기쁘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오고 있다.

참다못한 자영업자들은 길거리로 나서서 정부가 현실성 없는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철회하고 적극적인 피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단체 연대'는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를 잠정 중단하고 특별방역대책에 돌입하면서 자영업자들 걱정과 근심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며 "연말 특수는 사라지고 각종 모임과 예약은 취소돼 희망의 불씨가 서서히 꺼져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자영업자들 부채가 역대 최대에 이르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이냐"며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에 대한 대규모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카페를 운영하는 오 모씨(77)는 "나처럼 나이 많은 사장이나 앱 작동법을 잘 모르는 점주도 있다. 정부 조치를 지키지 않으려 하는 게 아니라 못 지키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와서 방법을 알려주기라도 해야지 무조건 계도기간이 지났다고 처벌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대출금 상환을 미뤄주는 유예 지원은 100만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고보현 기자 / 박나은 기자 / 박홍주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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