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생만 돌려본 문제집..임용시험 문제와 유사 논란 휩싸였다
8개문항이 실제시험과 유사
선후배간 밀어주기 의혹나와
"어떻게 가장 공정해야 할 교사를 양성하는 시험에서 이럴 수가 있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국가시험에 족보가 있다니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2학년도 초등 임용시험 1차 자필 고사에 대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출제된 22개 문제 중 8개가 A교대에서 재학생에게 제공하는 내부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포털 다음 카페 '초등 임용고시 같이 공부해요' '경인교대 에브리타임'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내용으로 시험 공정성을 지적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응시생들은 초등 임용시험 범위가 80권 이상, 최소 1만쪽에 달하는 만큼 모의고사와 8개 문항의 주제가 중복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의혹을 사고 있는 문항은 과학·체육·즐거운생활·슬기로운생활 각각 1문항과 국어·사회 각각 2문항이다.
시험에 응시한 이 모씨(23)는 "A 교대 내부 모의고사와 유사한 8개 문제 중에는 출제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문항도 있어 의도하지 않았다면 출제가 불가능한 일"이라며 "주변 응시생들 모두 A교대 때문에 소중한 1년을 버렸다며 낙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초등교사 김 모씨(31)는 "초등 임용시험은 분량과의 싸움인데 내부 모의고사와 같은 주제의 문제가 8개나 나왔다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초등 임용시험 응시생 사이에서는 'A교대 출제 범위 짚어주기' 의혹이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A교대에서는 임용시험을 앞두고 재학생에게 '가형' '나형' '다형' 모의고사를 제공하는데 '가형'은 평가원에 제출하고 졸업생이 후배에게 제공하는 '나형' '다형' 모의고사는 평가원에 따로 제출하지 않는데 여기서 임용시험과 유사점이 발견돼왔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임용시험과 유사한 문항이 발견된 모의고사도 '나형'과 '다형'이다.
초등 임용시험 응시생 커뮤니티인 '초임공'에는 'A교대 모의고사 사고 싶습니다'라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임용시험 응시생 사이에서 A교대 모의고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기에 A교대 졸업생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출제 범위를 후배에게 암시하는 듯한 게시글이 발견돼 논란은 더 커졌다. 졸업생의 해당 블로그에는 "'가형' 모의고사는 평가원에 제출하니 제외해도 된다"며 "'나형'과 '다형'은 평가원에 들어가지 않으니 잘 보라"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평가원과 A교대 측은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A교대 관계자는 "학교에서 출제하는 모의고사는 모두 평가원에 제출해 실제 시험에서는 관련 문항이 제외되도록 조치한다"며 "'나형' '다형'은 졸업생이 멘토링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학교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평가원 측은 모의고사와 주제가 겹치는 문제는 보편적인 문항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초등 임용시험 문제 출제위원 80여 명 중 A교대 소속 교수는 2명뿐"이라며 "논란이 된 문제들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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