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알고나 규제하나"..돈버는 게임 퇴출에 MZ가 분노한 이유

김대은 2021. 12.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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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P2E(Play to Earn)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에 대해 등급 분류 취소를 결정한 이후 게이머들의 분노가 거셉니다.

인벤을 비롯한 게임 커뮤니티는 물론 이를 최초 보도한 매일경제 기사의 댓글난에서도 게임위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3일에는 해당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3000여 명이 서명하기도 했죠. 무돌 삼국지 퇴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게임 아이템 '무돌 코인'의 가격은 급락했습니다. 해당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들로서는 날벼락 같은 상황이죠.

사실 게이머들에게 P2E는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리니지를 비롯한 다른 게임에서는 P2E 기능을 제공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아이템매니아'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우회적으로 얼마든지 게임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사행성이 높은 리니지의 각종 '뽑기' 아이템은 그대로 두면서, 퀘스트를 통해 돈을 버는 P2E를 막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10일 게임위가 주최한 '2021 게임 정책 세미나'에서도 게이머들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는 "게임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게임 정책을 결정한다"는 채팅이 끊임없이 올라왔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조경훈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도 "발표 자료에 '비행' '운전'과 'RTS'(실시간 전략 게임)가 같이 묶여 있는 것을 보니 연구자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을 정도입니다. 게임위 결정에 분노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게이머들이 대부분 20·30대라는 점도 한몫합니다. 기성세대가 젊은 층의 '돈 벌 기회'를 차단해 버렸다는 거죠.

규제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P2E가 허용된 해외 게임을 즐기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게임 '엑시인피니티'는 국내판에 P2E 기능이 빠져 있지만,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해당 기능이 살아 있는 해외판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무턱대고 P2E 게임을 막기보다 게임위가 현실을 반영할 묘수를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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