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쥴리 논란'엔 침묵, 황급히 얼굴 가린 김건희 (영상)
13일 서초동 코바나콘텐츠 사무실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 질문 회피
[더팩트ㅣ탐사보도팀] "쥴리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혀주시지요."
"......"
"공개일정은 언제부터 할 겁니까?"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공식 등판 일정을 늦추면서 각종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의혹에 대해 인터뷰를 시도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일행의 보호 속에 황급히 자리를 떠나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13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 서초동의 한 주상복합빌딩 지하에 위치한 사무실 코바나콘텐츠 앞에서 김건희 씨를 만났다. 코바나콘텐츠는 국내외 다양한 전시 및 공연을 유치하고 기획하는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김건희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더팩트>는 최근 대선 정국을 달구고 있는 '쥴리 논란'과 '허위 경력 의혹' 등의 당사자인 김건희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일행과 함께 사무실을 나서는 김 씨를 맞닥뜨렸다.
취재진과 마주친 김 씨는 "쥴리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 "공개 일정을 언제부터 할거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며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사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일행 또한 김 씨의 얼굴과 목 등을 손으로 가리며 급히 사무실로 향했다.
김 씨는 질문에 끝내 답변하지 않았고 이후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김 씨는 경쟁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적극적 외조와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잠행 내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선대위 출범식에도 불참한 뒤 계속 등판 일정을 늦추고 있는 김 씨에 대한 궁금증은 더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팩트> 취재진은 수차례 국민의힘 대선 캠프에 김건희 씨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아 직접 취재에 나섰다.
김 씨는 이른바 '쥴리 논란'으로 불리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 이력서 경력사항에 고의적으로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는 '경력 논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과의 '주가조작 공모' 논란 등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
대선이 80여 일 남은 상황에서 많은 의혹을 품은 채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김 씨. 잠행이 길어질수록 의혹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김 씨가 공개일정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 가족도 검증 대상이라는 차원에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야권은 소극적이다. 다만 야권에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대선 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김 씨를 겨냥한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김 씨의 사진과 함께 '김 씨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추 전 장관은 논문 표절, 허위 이력 등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추 전 장관은 "지금까지 이런 대선후보 배우자는 없었다"며 "김 씨가 더 이상 침묵할 게 아니라 직접 나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씨의 허위경력, 주가조작 의혹 등을 언급하며 "그야말로 영화 '화차'의 주인공과 같이 '가짜 삶'으로 타인의 기회를 빼앗은 기록이었다"고 주장했다.
손혜원 전 의원은 SNS에 김 씨의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얼굴이 변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동자가 엄청 커졌다"며 성형 의혹을 제기했다가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등으로부터 "부끄럽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 씨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저마저도 김건희 여사를 만나기 전에 선입견이 있었던 거 같다"고 말할 정도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12일 김 씨가 공식석상에 언제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면서 "아무리 후보의 배우자라지만, (등판 시기는) 배우자의 입장과 권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방송을 통해 전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마친 뒤 김 씨의 공개 행보 시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적절한 시점에 국민 앞에 나와 활동하지 않겠나"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런 김 씨의 움직임은 윤 후보가 1위 후보의 '수성전략'과 '경쟁역량 확보'를 하면서 변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코바나콘텐츠가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부 무혐의로 나왔고, 도이치 모터스 주가 의혹 또한 관계자들의 유의미한 진술이 나오지는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등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대선 레이스가 막바지에 다르는 시점, 특히 공식 선거기간에 들어서게 되면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전망이다.
<탐사보도팀=배정한·이덕인·임세준·윤웅 기자>
탐사보도팀 jeb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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