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때와 장소에 따라 말 바꾸는 李 후보, 지도자 자격 있나

2021. 12. 13. 2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발언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 후보는 그제 경북 김천 추풍령 휴게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1년 정도 한시적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해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며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발언이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 후보는 그제 경북 김천 추풍령 휴게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1년 정도 한시적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경기지사 시절 “4급 이상은 실거주 주택 한 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은 모두 팔라”고 밀어붙인 것과는 결이 전혀 다른 발언이다. 야당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주장을 “부자 감세”라고 비판해 왔던 그는 2주택자 종부세 완화 추진 필요성도 언급했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적극 찬동해 왔던 이 후보가 정책 신뢰 훼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180% 바꾼 셈이다.

이 후보는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해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며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 10월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하자, 이 후보는 “전두환씨는 내란범죄의 수괴이고 집단학살범”이라고 맹공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광주를 찾아 전 전 대통령 기념비를 발로 밟기도 했다. 그랬던 이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을 찾았다는 이유로 전 전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칭찬한 것은 정체성에 근본적 의문을 갖게 하는 언행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적이 없다. 그런데 경북 칠곡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광주 가서 하는 말과 대구·경북 가서 하는 말이 다른 것은 자가당착이며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얼마 전 이 후보는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국민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철회한 것은 아니다”며 혼선을 가중했다. 국토보유세에 대해서도 “국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계속 여지를 두고 있다. ‘음식점 허가총량제’,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해서도 슬쩍 애드벌룬을 띄웠다가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물러섰다. 대선 후보의 공약이 표심에 따라 춤을 추면 가볍고 불안해 보인다.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주며 원칙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