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X이선균 '킹메이커', 재미와 의미 다 잡은 스타일리시 정치극의 탄생[스한:현장]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2021. 12. 1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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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스타일리시한 정치 영화 한 편이 탄생했다.

영화 '불한당:나쁜놈들의 세상'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됐는가 하면 설경구에게 아이돌 팬덤 못지 않은 인기를 안겼던 변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이 각각 정치인 김운범과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을 맡아 뭉친 '킹메이커'가 13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선거 참모였던 故 엄창록 씨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킹메이커'는 실제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보태 만들어 졌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렸다. 김운범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서창대가 엄청록 씨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김운범 역을 연기한 설경구는 이날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운범 역할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모티브가 된 우리나라의 위인 같은 분이 계신데 그 분을 모사할 수는 없는 것이고 저는 김운범 역을 위해 접근 해나가야 하는데 그 분의 존재를 아예 무시할 수도 없고 중간 톤 잡아야 하는데 어려웠다"며 "가장 힘들었던게 연설 장면에서 톤 어떻게 잡아야 되는지 난감했다. 그런 연설 해본 적이 없기에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경구는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실제 인물이 제 배역 이름이어서 너무 부담스러웠다. 감독님에게 이름을 바꿔달라고 해서 김운범이 됐는데 그 이름만 바꿔놓고도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따라한다거나 하지 않았고 따라할 수도 없었다, 책속에 나오는 김운범이라는 인물을 창작하려 했다. 목포 사투리는 우리 영화에 출연하는 목포 출신 배우에게 전 대사를 녹음해 달라고 해서 다 사투리로 녹음해서 다 사투리로 했었는데 감독님이 이후 사투리를 다 걷어내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다가가기 보다 떨어져서 김운범을 표현하려 했다. 연설 장면은 그 당시 영상이 별로 없어서 연설문을 제 것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공교롭게도 '킹메이커'의 개봉이 내년 봄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 시기에 임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어떤 메시지 줄려고 한 것은 아니다. 개봉도 사실은 코로나 시국에 미루고 미루다가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올라 오겠다 해서 개봉 날짜가 잡혔다. 제가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불한당 변성한 감독과 함께 했고 그 믿음 컸기 때문이다. 정치 이야기 외피가 부담스럽기는 한데 변성현 감독 믿고 했다. '불한당' ㄸㅒ 좋은 기억이 '킹 메이커'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서창대 역을 연기한 이선균은 "오늘은 긴장되고 기대되고 마침 선거를 치루는 마음 같다. 다른 분들은 모티브가 있는 인물이지만 저는 그런 인물이 없어서 감독님과 같이 상상하면서 만들었다. '이 사람이 왜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로 있어야만 하는가'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민하며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선균은 설경구와 호흡을 이룬 소감에 대해 "인터뷰 때마다 말씀 드리는데 저는 선배님을 서창대가 김운범 바라보는 마음으로 생각하며 연기했다. 어릴 때부터 제 연기 롤모델이시다. 그리고 현장에서 마치 큰 형 같았다. 제가 어떻게 연기하든 포용하고 잘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관객들이 서창대에게 특별히 공감해주길 바라는 포인트에 대해 "굉장히 복잡한 인물 같다. 출생적 제한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고 자신만의 능력 과시하고 싶지만 그걸 또 감춰야 하는 고뇌가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왜' 라는 질문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고 감독님께도 그런 질문 많이 던졌다. 이런 인물의 고민을 감안해 주시면 충분히 공감하실 거다"라고 말했다.

연출자인 변성현 감독은 영화화의 계기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았다기보다 그 분 자서전 읽고 있다가 그 분 자서전에 몇 줄 씌여져 있던 한 남자에 호기심 가졌다. 영화적 상상력 더하기 좋게 정보가 별로 없었고 자료를 찾아보면 '선거의 귀재였다'라는 식의 썰 위주의 구전되는 이야기들이 더 많더라. 언론 등 자료 없고 이런 인물이면 영화적으로 장르적으로 상상력 더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그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1970년대 당시를 주요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는 '킹메이커'를 통해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 당시 정치적 시대 배경 바라보고 싶었던 건 아니다. 제가 보고자 했던 것은 이 영화를 통해서 제가 늘 고민했던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목적을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은 수단이 정당한가. 정당하다면 몇 퍼센트 정도인가' 같은 것들이다"라며 "그런 도덕적 물음이 어릴 때부터 있었다. 정치라는 소재는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일 뿐이다. 어떻게 바라보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를 들여다 보시면 그런 시선을 바꾸려고 했고 정치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 속에 들아가기 위해서도 유효한 질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건과 영화적 상상력이 어떤 비율로 반영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는 이 인물에 대해서 정확한 자료가 크게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 배경을 몇 가지 두고 영화적 상상력 붙여서 거짓말은 하지 말되 그렇다고 다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상상력과 시대적 사실이 공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 감독은 캐스팅 비화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그는 "설경구 배우께는 '불한당'을 하기 전부터 이 시나리오를 드렸다. 설경구 선배님이 불한당 끝나고 하겠다고 하신 이후 서창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경구 선배님이 어느날 전화를 주셨다. '선균이 어떠니' 하시길래 '어 좋네요' 라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운명처럼 만나게 됐다. 그 때 이선균 배우의 '나의 아저씨'가 방송 중이었는데 박동훈이 극 중 영화를 보는 장면에 '박하사탕'이 나오고 있었고, 저는 미용실에서 우연히 이선균 배우를 만나게 됐다. 그 미용실에 100번을 갔었는데 그날 처음 이선균 배우를 만난 거였다. 이러면 같이 할수 있겠다 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극 중 김운범과 서창대가 각각 빛과 그림자를 상징하며 표현된 것에 대해 "빛과 그림자라는 모티브는 배우의 연기 이외에도 조명이나 미술로 많이 표현했다. 빛과 그림자로 조명과 미술 외에 배우들에게 주문했던 것은 경구 선배님은 좀 더 커보이길 바랐다. 어떤 의미로는 저희는 빛보다 그림자에 더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반대 빛이 더 밝고 커보이길 바랐다. '불한당' 때는 체중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번에 경구 선배님은 풍채 좋기를 바랐다. 살을 찌워달라 말했는데 너무 찌우셔서 중반에 다시 줄여달라고 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어 "이선균 배우와 창대에 대해서 깊이 대화를 나눴다. 방을 잡고 술도 마시면서 계속 대화 나누고 질문을 하시면 계속 답을 해드리려 했다. 어떨 때는 이선균 선배님이 창대에 대해 아이디어를 가져오셔서 대본에 녹여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영화 '킹메이커'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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