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독거청년' 만드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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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들과 송년회 자리에서 '독거청년'이란 말을 들었다.
30대 중반인 J는 자신의 처지가 독거청년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30대 중반이 되도록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이대로 독거노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J의 말대로라면 그 자리에서 홀로 나이 들어가는 모두가 독거청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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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들과 송년회 자리에서 ‘독거청년’이란 말을 들었다. 30대 중반인 J는 자신의 처지가 독거청년이라고 한탄했다. J가 경제적 이유로 파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터였다. 그는 30대 중반이 되도록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이대로 독거노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들 J에게 괜찮을 거라 위로했지만 사실 각자의 처지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J의 말대로라면 그 자리에서 홀로 나이 들어가는 모두가 독거청년인 셈이다.
이는 단순한 가족상의 변화가 아니다. 결국 경제적 문제와 연결돼 있다. 통계청 분석에서 1인 가구의 절반(50.5%)은 주거면적이 40㎡(12.1평)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인 경우는 78%에 달했다. 40.4%는 직업이 없었고, 전년 대비 부채 증가율은 20.7%로 전체 가구 평균(4.4%)보다 4.7배나 높았다. 정부가 지난 9월 지급한 국민지원금의 1인 가구 지급 기준이 유독 낮았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어느 세대나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2030세대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은 미래 동력인 이들 세대가 이미 지쳐 있다는 점이다. 니트족이 그 예다. 취업시장에서 밀려나 일찌감치 취업을 포기한 니트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서 국내 니트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24.2%나 급증했다. 그저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치부하기엔 이들은 물론 사회 전체가 감내해야 할 여파가 상당하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2030세대가 화두다. 상당수가 중도층으로 분류된 이들 세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영리한 계산 속에 정작 2030세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치권이 내세우는 가치는 이 시대 청년들이 원하는 것과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다. 이는 결국 정치로 현실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냉소와 미래에 대한 절망으로 이어진다.
흔히 청년 세대를 무기력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로 쉽게 치부한다. 하지만 이들 세대가 사회에 관심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관심이 더 많다. 그런 그들을 소극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은 기성 정치권의 이기심과 편협한 시각일 것이다. 청년이 스스로를 노인에 빗대는 현실에서 필요한 것은 진부한 세대론이 아닌, 그들에게 정치가 필요해질 수 있는 변화다.
권구성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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