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공관 입주한 日 총리 “아직 귀신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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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은 13일 도쿄 지요다구 나가타초의 총리 공저(公邸)로 지난 주말 이사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날 걸어서 바로 옆 건물인 총리 관저(官邸·집무실)로 출근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공저는 총리가 살 수 있게 만든 주거 공간인데 실제 총리가 입주한 건 9년 만이다. 오래 비워놓은 이유에 대해 “귀신이 나오기 때문”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아직 귀신은 보지 못했다. 어제도 푹 잤다”고 말했다.
총리가 공저에 입주한 게 왜 화제가 되나?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등 전임 총리들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9년간 공저 입주를 거부했다. 아베는 2006년 1차 집권 때는 공저에 입주했지만, 2012년 2차 집권 때부턴 도쿄 시부야구 자택에서 출퇴근했다. 이 때문에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응이 늦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아베는 “실질적인 대응에 큰 차이가 없다”며 끝까지 입주하지 않았다. 스가 역시 인근의 중의원 기숙사 시설에서 통근했다.
총리들이 공저 입주를 꺼린 이유는?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공저를 둘러싼 각종 소문을 이유로 들고 있다. 가장 유명한 건 귀신 출몰설이다. 공저는 1932년의 5·15 사건, 1936년의 2⋅26 사건 등 군이 주도한 쿠데타의 무대였다. 당시 이누카이 쓰요시 총리가 살해됐다. 이 때문에 ‘군복 입은 귀신이 목격됐다’ 등의 소문이 퍼졌고, 모리 요시로 전 총리 등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며 이에 동조했다. 이 소문이 워낙 유명해 기시다 총리의 첫 출근길에도 ‘귀신을 보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단명 징크스’도 거론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공저에 입주한 총리는 1차 집권기 아베를 포함해 총 6명인데 이들 모두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퇴진했다. 이 때문에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가 공저 입주를 꺼렸단 말도 나돌았다.
공저가 관저와 너무 가까워 공무와 사생활을 분리하기 어렵고, 건물이 오래돼 춥고 편히 쉬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전 총리 역시 주변에 ‘너무 넓어 마음이 편치 않다’며 중의원 숙소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왜 입주했나?
그는 “공무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위기 관리 체제 강화 효과가 가장 주요하게 거론된다. 그간 정가에선 수도권에 대형 지진이 발생해 도로 등이 끊길 경우, 총리가 자택에서 관저로 이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경비 절약 이미지도 준다. 출퇴근 길에 총리 경비를 위한 경찰관을 배치할 필요가 없고, 빈 공저에 쓰던 유지 관리비(연 1억6000만엔) 낭비 문제도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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