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올려도 알바 못 구해" VS "대면직은 기피"..'위드 코로나'발 구인난 [밀착취재]
자영업자 "요즘 알바 구하기 너무 힘들어" 하소연
알바생 "대면 꺼려져..배달하거나 취업 준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후 다들 아르바이트 공고를 내고 있는데, 여기저기 다 구인난이에요. 하도 안 구해져서 500원씩 시급 올려서 구인 공고 다시 내는데도 한달째 못 구했습니다.”(자영업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었던 지난해와 올초에는 알바 구하기 정말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솔직히 널렸어요. 저도 골라 왔어요.”(아르바이트생)
자영업자들이 위드 코로나발(發) 구인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앞다퉈 구인 공고를 내며 수급 미스 매치가 생긴 탓으로 보인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에 인력이 배달업계나 취업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도 구인난에 한몫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1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만난 자영업자 홍기무(48)씨는 “영업 제한 해제 후 가게 운영 시간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채용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한 달 전부터 구인·구직 플랫폼에 공고를 올리고 가게 앞에도 써 붙였지만 한두건 연락 온 게 끝”이라고 하소연했다.
4년째 호프집을 운영 중이라는 홍씨는 “지난해 매출이 줄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알바생을 줄였고, 그때는 손님도 줄어 혼자 일해도 할 만했다”며 “지금은 조금씩 손님이 늘고 곧 연말 대목이라 알바가 필요한데 구할 수 없어 상황이 역전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면접을 보고 합격 연락을 보내도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로 간다며 몇 차례 거절을 당했다고도 털어놨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모씨도 “한 달 동안 구인 사이트에 2~3일에 한번씩 꾸준히 올리는데, 문의 전화조차 안 왔다”며 “시급 1만원에 처음 공고를 냈는데, 조금씩 올려 지금은 1만2000원까지 올린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작년 이맘때쯤에는 전화가 엄청 왔었는데...”라며 “요즘 청년들은 힘든 알바는 안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음식업종에 종사하는 이모씨는 “영업 제한과 완화가 반복되면서 인력을 줄였다가 늘렸다가 해야 한다”며 “자영업자가 동네북인 것 같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씨는 “방역패스도 확인해야 하는데 일손이 너무 부족하다”고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인력을 줄인 여파가 위드 코로나 후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이 같은 구인 경쟁의 원인으로 젊은층의 대면 아르바이트 기피와 낮은 시급 등을 꼽았다. 장기화된 취업난에 단기 일자리를 찾기보다 취업 준비에 전념하거나 유동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취업 준비생 강모씨는 “1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했던 카페에서 올초 직원을 줄인다 해서 잘렸는데, 최근 일손이 부족하니 잠깐 도와줄 수 있느냐고 전화가 왔다”며 “취업 준비를 하는 게 낫겠다 싶어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면 아르바이트를 하다 코로나19 감염이라도 되면 채용 면접에도 지장이 있을 것 아니냐”며 “일단 현재 받고 있는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으로 버티며 정규직 채용에 ‘올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장원씨도 “시급이 엄청 높지 않은 이상 대면 아르바이트 자리는 될수록 안 가게 되는 게 사실”이라며 “방역 패스도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정신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씨는 “요즘 배달 아르바이트 수입이 짭짤하다고 소문이 나 친구들도 많이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사이트 알바천국이 기업회원 1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지난달 2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자영업자 83.2%는 ‘알바생 구인난’이라는 단어에 공감을 표했는데, 그 이유(복수응답 기준)로 ▲코로나19 후 침체한 사회 분위기(51.6%) ▲코로나 블루 등 구직자들의 의욕 감소 등 심리적 원인(43.0%) ▲아르바이트 자리가 부족하다는 인식(38.7%)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불안정성(38.7%) ▲청년수당·실업급여 등 일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금전적 지원(26.9%) ▲근무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25.8%) 등을 꼽았다.
글·사진=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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