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치매 노인들]⑤ '치매 환자 사각지대' 불 밝히는 지역 공동체
[KBS 제주] [앵커]
제주지역 치매 노인 실태와 해법을 알아보는 연속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지역사회에 숨어있는 치매 환자를 찾아 돌보기 위한 공동체의 의미 있는 노력이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는데요.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임연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 인구 5명 중 1명이 65살 이상 노인으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제주시 조천읍의 한 마을.
["저희 여러 번 만들었던 한지 접시 만들 거예요."]
마을 어르신들이 제각각인 문양과 색깔의 한지 조각을 제 위치에 붙이는데 열중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지난해 대흘1리가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되며 보건소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
[홍경만/대흘1리 노인회장 : "손을 자꾸 움직여야 치매 예방도 되고. 우리가 만들기를 하다 보니까 두뇌 활동에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지역보건소에서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받으면 정기적인 치매 예방 교육은 물론 선별 검사를 통해 숨어있는 치매 환자를 찾기 위한 지원이 이뤄집니다.
[한동선/대흘1리 이장 : "여러 가지 운용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이 엿보여서. 우리 어르신들도 치매 안심마을 활동으로 사전 예방되는 측면도 많고."]
하지만, 2017년부터 시행된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된 도내 마을은 20여 곳뿐,
마을 참여도를 점차 높여나가는 게 관건입니다.
치매 파트너로 활동 중인 홍정희씨.
["어르신, 저 왔어요."]
동네에 홀로 사는 치매 어르신의 안부도 묻고 밑반찬도 전달합니다.
["어머니 반찬 좀 준비해왔어요. 잡채랑 드시게."]
지인 소개로 치매파트너 제도를 알게 돼 교육을 받고 올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홍정희/치매파트너 : "저도 치매 환자의 가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웃과 같이 공유하면 어떨까 싶어서 봉사도 하게 됐고. 서로 배려하고 (치매 환자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게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이웃이구나."]
치매 환자를 돕고 조기 검진을 독려하는 온라인 교육을 이수한 치매파트너는 도내에만 만 6천 5백여 명,
하지만, 지원 수준이 봉사활동에 그쳐 실제 활동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현재 제주지역 치매 노인은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제주도가 파악한 환자는 6천 명 가량,
도내 치매 노인 10명 중 4명은 사각지대에 놓인 겁니다.
건강검진으로도 치매 고위험군을 우선 가려낼 수 있지만, 도내에서 인지기능장애 검사를 받은 사람은 대상자의 절반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치매 문제 해결의 첫 단추로 부정적인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것이 시급한 이윱니다.
[박준혁/제주광역치매센터장 : "치매란 병 자체도 이제 암이랑 마찬가지로 병이 진행됐을 때 치료하는 것보다는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하면 훨씬 더 치료적 효과가 좋기 때문에 치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키고 또 조기 치료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국적으로 3,4 년 뒤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치매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개인과 지역 공동체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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