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수요 사이클 단축..가격 변동폭도 축소?

조미덥 기자 2021. 12. 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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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반도체의 겨울’ 온다더니
시장선 “생각보다 덜 춥다”

“1년 이내, 늦어도 3분기 회복”
내년 상승세 전환 전망 잇따라
삼성·SK하이닉스 주가 반등
업황보다 성능 경쟁이 변수로

메모리 반도체에 ‘겨울’(큰 하락기)이 올 것이란 모건스탠리의 지난 8월 예상이 어긋난 것일까. 내년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이달 들어 상승세다.

관련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가 사이클에 따라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차례로 겪는다는 예전의 분석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 수가 많아져 PC(개인용 컴퓨터) 의존도가 낮아졌고,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급변 속에 예측 못할 변수들이 사이클대로 가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상품인 D램(주기억장치) 가격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하락하다가 내년 2분기, 늦어도 3분기에 상승 반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 4분기에 시작된 하락세가 1년도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해 7만원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업계에선 2018년 ‘역대급’ 호황 뒤에 2019년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던 식의 큰 사이클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의 다변화다. 한때 PC용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때는 PC 업체와의 가격 협상과 수급에 크게 휘청였지만, 지금은 PC의 비중이 전체의 20% 정도로 낮아졌고, 서버와 모바일이 각각 30%대로 비슷하다. 여기에 자율주행차,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제품, 메타버스 등 메모리 반도체의 사용처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이젠 대만 트렌드포스에서 내놓는 PC용 D램 가격만 놓고 전체 시장을 분석하면 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이후 반도체 국가주의가 심해지고,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예측 못할 변수도 많아지고 있다. 2019년 일본과의 갈등으로 한국이 반도체 소재를 수입하지 못할 뻔한 위기가 한 예이다. 이런 변수는 ‘사이클’의 방향과 상관없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며 혼란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재택근무 등 비대면 생활이 일반화되면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선 전자제품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수급난을 겪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내년 상승세를 전망하는 의견에도 불안 요소는 있다. 인텔이 원래 올해 출시하기로 했다가 미룬 사파이어 CPU를 내년 상반기에는 내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새 CPU에 맞춰 함께 PC와 서버에 들어갈 차세대 D램(DDR5)을 개발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키우는 데만 주력하고 CPU 출시를 미루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예측하긴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며 “사이클에 얽매이기보다 호재와 악재를 종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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