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 절반, 내년 계획 '안갯속'
[경향신문]
오미크론 변이·생산자 물가 상승 등 불확실성에 투자 방향 못 잡아
투자 계획 수립한 기업 중 70%는 “올해 수준보다 늘리지는 않겠다”
기업 활성화를 위한 중점 추진 정책, 10곳 중 4곳 “금융지원 확대”
2022년 새해가 20일도 남지 않았지만 국내 주요 기업 2곳 중 1곳은 내년 투자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01개)의 49.5%가 2022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투자계획을 정한 기업 중 62.7%는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5.9%는 ‘줄이겠다’고 답했다. ‘늘리겠다’는 곳은 31.4%였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8%가 전년 동기 대비 투자를 줄였다면서, 2022년에도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등 경제 회복을 제한하는 리스크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제 전망 불투명’(31.8%)과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 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 순이었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산업 내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경기 개선 전망’(6.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응답 기업의 58.4%는 내년 경제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4.8%, 악화할 것이라는 답은 16.8%였다.
내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소로는 52.9%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라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17.6%),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불안 요인’(17.6%) 등을 거론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40.6%가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라고 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 요소가 여전히 많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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