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픽업맘 장보기 명소 대결..1타 롯데냐, 추격자 신세계냐

정유미 기자 2021. 12. 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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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 자리 잡은 이마트 에브리데이 매장(위 사진)과 롯데슈퍼 매장 입구. 각 사 제공
은마 인근 상권 장악한 ‘롯데슈퍼’
신선식품 고급화로 아성 지키기

유통업계의 ‘영원한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자존심을 걸고 한판 붙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마아파트에서 15년 넘게 아성을 지켜온 롯데슈퍼에 신세계그룹 계열인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도전장을 던졌다. 은마아파트 상가 지하에 있는 롯데슈퍼에서 도보로 30초도 안 걸리는 단지 내 1층에 에브리데이가 지난 11월25일 문을 열었다.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서울 대치동 상권을 신세계가 야금야금 파고들다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딱’ 마주친 것이다.

대치동 일대 상권은 강남·서초·잠실은 물론 종로 등 강북에서 찾아오는 고객들로 밤낮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자녀들을 학원으로 실어나른 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은 학부모들이 은마아파트 상가에 차를 댄 뒤 전통시장에서는 떡과 전류, 반찬, 탕·국 등을 사고 지하 롯데슈퍼에서는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곤 한다.

롯데슈퍼 은마점은 2007년 628㎡(190평) 규모로 문을 연 이후 은마아파트는 물론 인근 미도·선경·쌍용 등 대단지 아파트 상권을 장악해왔다. 롯데슈퍼 은마점이 취급하는 품목은 4000개인데 이 중 신선식품이 60%로 다른 점포보다 비중이 높다. 롯데슈퍼 측은 “주로 50~60대 주부들이 과일, 축산, 수산 등 신선식품을 많이 사간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 은마점은 에브리데이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장점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만간 신선식품을 더욱 전문화·고급화하고 즉석반찬 등 조리식품도 추가하기로 했다.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해 가성비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지난해 8월에는 리뉴얼을 통해 농축산 식품을 강화하고 냉동식품 매장을 새단장했다.

30초 거리에 문 연 ‘에브리데이’
매장 규모·품목 대폭 늘려 도전장
유동인구 많은 학원가서 한판승부

‘추격자’ 에브리데이 은마점은 ‘크기’로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슈퍼보다 큰 760㎡(230평) 규모 매장에 대형 할인점 이마트에 버금가는 상품 구색을 갖췄다. 특히 다른 점포와 달리 축산 ‘강원도의 아침’, 수산물 ‘얌 테이블’, 양곡 ‘정미소’, 생활라이프 ‘자주’, 반찬가게 ‘한상드림’까지 유명 브랜드들로 매장을 가득 채웠다. 취급 품목도 롯데슈퍼보다 훨씬 많은 5500개다. 에브리데이 측은 “개점 후 1주일간 객단가를 보니 전체 평균의 2배 수준이나 된다”면서 “가정간편식·피코크 전문존과 주류 전문매장까지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지역 1번지가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후발 주자의 맹추격에 롯데는 긴장한 분위기다. 대치동은 서울에서도 유동 인구가 많은 ‘알짜 상권’으로 꼽힌다. 대치동 일대는 2000년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롯데하이마트(2005년), 롯데슈퍼 은마점(2007년)·대치점(2008년 개점·2021년 9월 폐점) 등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롯데가 20년 가까이 장악해왔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신세계 계열 간판이 대치동 일대에 내걸리기 시작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6개, 스타벅스는 14개 매장이 성업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치동 상권을 신세계가 야금야금 빼앗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롯데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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