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도 존재감도 '내가 먼저'..국민의힘 '삼두 선대위' 삐걱
[경향신문]
윤석열·김종인 추경 대립에 이준석·김병준 가세 ‘진영 대결’
이 대표, 간담회서 윤 후보보다 잦은 발언…당내 견제 여론도
선대위 갈등도 현재진행형…극적 출범 이후 긴장감 재부상
극적 타결로 출범한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체제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다시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준석 대표 사이 정책에 대한 이견, 존재감 경쟁이 노출되면서 긴장감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선거운동이 3인의 그룹무대가 되면서 생기는 논란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선대위 구성 때부터 드러난 ‘윤석열 대 김종인·이준석’의 입장 차이가 자리잡고 있어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첫 번째 갈등 지점은 정책 분야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최근 자영업자 손실보상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입장차를 보여왔다. 윤 후보는 추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여권이 편성해 오면 국회에서 합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추경은 현직 대통령 소관이므로 대선 후보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란 입장이다. 두 사람 사이 입장차가 드러나자 지난 11일 윤 후보는 “김 위원장과 생각이 같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 문제를 두고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를 지원하면서 선대위 구성 때 벌어졌던 갈등 구도를 반복했다. 이 대표는 1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경 같은 경우엔 김종인 위원장 말이 옳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빠른 추경’을 언급한 것에 대해 “말실수로 볼 수 있지만 의지 표명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김병준 위원장은 전날 MBN 인터뷰에서 “결국은 후보가 말씀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자의 반 타의 반’의 존재감 경쟁도 두드러진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마이크 패스’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8일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청년문화예술인과 간담회를 했다. 윤 후보가 청년들의 질문을 받자 이 대표에게 마이크를 여러 차례 넘기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졌고, 윤 후보가 곤란하고 어려운 질문을 이 대표에게 넘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제가 정확히 기억하기로는 2번 정도 (마이크가) 먼저 왔던 것 같다”며 “기존까지 당에서 해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후보가 저에게 마이크를 넘겨서 기회를 주는 형태였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의혹을 일부 부인한 것이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의 후보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두고 견제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려고 후보보다 더 튀는 행동을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견도 현재진행형이다. 윤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김종인 위원장이나 이 대표가 주장해온 슬림하고 일사불란한 선대위와는 거리가 멀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원했던 경선캠프의 확대개편 과정을 거쳐 ‘매머드급’ 선대위가 되어가는 중이다.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고, 윤 후보는 선대위 규모를 계속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갈등 요소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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