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도 존재감도 '내가 먼저'..국민의힘 '삼두 선대위' 삐걱

박순봉 기자 2021. 12. 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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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김종인 추경 대립에 이준석·김병준 가세 ‘진영 대결’
이 대표, 간담회서 윤 후보보다 잦은 발언…당내 견제 여론도
선대위 갈등도 현재진행형…극적 출범 이후 긴장감 재부상

장애인 만남 행사서 안내견 쓰다듬는 윤석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회 장애인본부 전국 릴레이정책투어 출정식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를 쓰다듬고 있다. 윤 후보가 안내견을 만진 행동을 두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진기자단

극적 타결로 출범한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체제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다시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준석 대표 사이 정책에 대한 이견, 존재감 경쟁이 노출되면서 긴장감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선거운동이 3인의 그룹무대가 되면서 생기는 논란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선대위 구성 때부터 드러난 ‘윤석열 대 김종인·이준석’의 입장 차이가 자리잡고 있어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첫 번째 갈등 지점은 정책 분야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최근 자영업자 손실보상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입장차를 보여왔다. 윤 후보는 추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여권이 편성해 오면 국회에서 합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추경은 현직 대통령 소관이므로 대선 후보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란 입장이다. 두 사람 사이 입장차가 드러나자 지난 11일 윤 후보는 “김 위원장과 생각이 같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 문제를 두고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를 지원하면서 선대위 구성 때 벌어졌던 갈등 구도를 반복했다. 이 대표는 1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경 같은 경우엔 김종인 위원장 말이 옳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빠른 추경’을 언급한 것에 대해 “말실수로 볼 수 있지만 의지 표명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김병준 위원장은 전날 MBN 인터뷰에서 “결국은 후보가 말씀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자의 반 타의 반’의 존재감 경쟁도 두드러진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마이크 패스’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8일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청년문화예술인과 간담회를 했다. 윤 후보가 청년들의 질문을 받자 이 대표에게 마이크를 여러 차례 넘기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졌고, 윤 후보가 곤란하고 어려운 질문을 이 대표에게 넘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제가 정확히 기억하기로는 2번 정도 (마이크가) 먼저 왔던 것 같다”며 “기존까지 당에서 해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후보가 저에게 마이크를 넘겨서 기회를 주는 형태였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의혹을 일부 부인한 것이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의 후보를 뛰어넘는 존재감을 두고 견제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려고 후보보다 더 튀는 행동을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견도 현재진행형이다. 윤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김종인 위원장이나 이 대표가 주장해온 슬림하고 일사불란한 선대위와는 거리가 멀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원했던 경선캠프의 확대개편 과정을 거쳐 ‘매머드급’ 선대위가 되어가는 중이다.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고, 윤 후보는 선대위 규모를 계속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갈등 요소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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