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곳 중 1곳,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한경연 '2022년 투자계획' 설문조사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11월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창립 4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2곳 중 1곳은 내년 투자계획이 없거나 정해지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인한 경제전망 불투명 등이 이유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를 통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 설문조사를 13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기업 101곳 중 49.5%는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다’(8.9%)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0.6%)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50.5%) 중 62.7%는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곳은 31.4%, 줄이겠다는 곳은 5.9%였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은 그 이유로 △경제 전망 불투명과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를 우선적으로 들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 △경영 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 △과도한 규제 △투자 인센티브 부족 등이 뒤를 따랐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그 이유로 △산업 내 경쟁력 확보를 가장 많이 들었으며, 이어 △신성장 사업 진출 △노후설비 개선 △경기 개선 전망 등의 이유를 댔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8%가 작년 동기 대비 투자를 줄였다”면서 “내년에는 오미크론 확산 등의 요인으로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 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