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으로 '10년 주기' 소값 파동 재현되나

박지혜 2021. 12. 1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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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재난지원금 소진해야해서 요즘 소고기 사먹는다는 분들 많습니다.

이런 코로나 특수를 노리고 한우 사육이 크게 늘었는데, 이제는 공급과잉 상황이 돼서 한우값 폭락 우려가 나옵니다.

박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값 폭락에 사료값도 안 나온다며 분노한 농민들이 상경 시위에 나섰던 지난 2012년 1월.

[소값 폭락 시위 농민 (2012년)]
"옛날에는 소가 사료를 먹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사료가 소를 먹어버리는 현실이 됐습니다."

[소값 폭락 시위 농민 (2012년)]
"송아지를 실어다가 청와대에 줄 테니까 먹여봐라. 얼마나 적자가 나는지"

10년 만에 똑같이 소값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공급 과잉 때문입니다.

올해 말 전국 한우 사육 두수는 341만 2천마리로, 10년 전 한우 파동 때보다 50만 마리가량 많습니다.

재난지원금이 풀리고 한우 소비가 늘면서 소고기 가격도 덩달아 오르자 축산 농가 너도나도 한우 사육을 경쟁적으로 늘린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부메랑이 돼 소값이 절반까지 뚝 떨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지선우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연구원]
“코로나 변수라는 수요 증가 요인으로 공급이 많았음에도 가격이 오른 걸로 보이는데, 내년 공급 물량이 더 많을 걸로 예상되고 있어서 가격이 빠지지 않을까."

또 내후년 345만 6천 마리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부터야 사육두수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위적인 도축 없이는 공급 과잉이 2년 넘게 이어질 것이란 겁니다.

한우협회가 나서 암소 도축시 20만 원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참여는 저조한 편입니다.

[강원 횡성 한우 농가 관계자]
"메리트가 별로 없어요. 할 수 없이, 당연히 도축하는 사람들은 신청하겠지만, (그걸 위해) 도축을 한다고 할 순 없죠."

헐값 도축은 하지 않겠다며 눈치보기 치킨 게임을 하고 있지만 축산 농가 전체가 폭락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오영롱

박지혜 기자 sophi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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