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내 나이 56세, 내 키는 165cm..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야

박성기 2021. 12. 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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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틱톡커 '패션광'
보그·지큐 등 패션잡지 만든 베테랑
패션 티톡커로 팔로워 3만여명 돌파
'톰브라운 모델 되는 법' 등 60만뷰

살구색 슈트에 주황색 양말, 흰색 구두를 신은 패셔너블한 한 남자가 힙한 리듬에 몸을 실으며 영상 속에 등장한다. 패션잡지에서 '툭' 하고 튀어나온 것만 같은 이 사람. 키는 165cm, 나이는 56세라 밝힌 이 남자 앞에서 "패션의 완성은 얼굴 혹은 키"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그의 패션을 완성한 것은 패션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그의 마음, 나이를 잊은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정신이다.

현실에선 '아재' 혹은 '할아버지'라 불릴지 몰라도 SNS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핫'한 이 사람은 바로, 패션 틱톡커 '패션광'(본명 이광걸)이다. 그는 남성 패션 트렌드와 코디 팁을 알려주는 콘텐츠로 틱톡 팔로워 4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SNS 스타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패션광은 지난해 2월 틱톡 활동을 시작해 1년 6개월여 만에 팔로워 3만 명을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대형 틱톡커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0월에는 4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계정 내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인 '내 옆에 앉을 사람 있나요?', '톰브라운 모델 되는 법', '구찌 모델 되는 법' 등은 60만 뷰에 가까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50대 시니어 크리에이터인 패션광은 Z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틱톡에서 어떤 매력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을까.

나이 어린 패션 틱톡커들과 차별화되는 그의 강력한 무기는 20여 년간 패션 업계에 몸담으며 체득한 남다른 패션 감각이다. 그는 보그(Vogue), 지큐(GQ), 얼루어(Allure), 더블유(W) 등 내놓으라 하는 유명 패션잡지를 창간하고 만드는데 인생의 절반을 바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형형색색의 독특한 수트룩부터 힙한 스트릿룩까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부터 몇만 원짜리 보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패션을 소화해내는 그의 영상 아래에는 "멋쟁이 형님, 너무 멋져요", "진짜 근사하다", "품위가 느껴지네요", "나이 드시는 게 아니라 멋이 드시나봄" 등 찬사의 댓글이 달린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기성세대답지 않은, 권위와 강요가 느껴지지 않는 소통 방식" 또한 그의 인기 비결로 꼽는다. '간지나게 모자쓰는 법', '오버사이즈 스타일링', '클래식 수트 멋지게 입는 법' 등 다양한 패션 코디법을 전하는 그의 영상 속에는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를 구사하며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를 요구하는 '꼰대'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지랖과 참견 대신 겸손한 조언만이 있다. 이런 이유로 1020세대 팔로워들은 "이제 갓 대학생이 됐는데 데이트 차림 좀 알려주세요", "20대인데 제 패션을 싹 바꾸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뚱뚱한 고등학생 코디법을 알고 싶어요" 등 댓글을 남기며 먼저 그에게 다가간다.

그는 1020 세대 그 누구보다 틱톡 플랫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틱톡에서 '잘' 놀기로도 유명하다. 틱톡에서 화제가 되는 각종 챌린지와 밈에 도전하고, 슬로우 모션과 같은 편집 효과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아는 그에게 팔로워들은 "'나이에 비해' 잘한다"가 아니라 그냥 "잘한다", "멋있다", "귀엽다"라며 환호한다. "진짜 젊고 즐겁게 사시는 듯", "저도 나중에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어요"라며 그를 본보기로 삼겠다는 팔로워도 여럿이다.

패션잡지에서 SNS로 무대를 옮겨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패션광.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입증하고 있는 그가 어떤 새로운 도전들과 스타일리시한 삶으로 제3의, 제4의 전성기를 열어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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