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림픽 보이콧 검토 안 한다"는 문 대통령의 선택

한겨레 2021. 12. 13. 19: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겨울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캔버라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참가의 권유를 받은 바가 없고 , 한국 정부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캔버라/AFP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겨울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캔버라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참가의 권유를 받은 바가 없고 , 한국 정부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적 보이콧’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 뜻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우리나라의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호주가 중국 견제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은 K-9 자주포 30문 등을 호주에 수출하고, 호주로부터 희토류 등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공급받기로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호주와 완전히 같은 입장이 아님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호주는 미국과의 동맹을 외교와 안보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중국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한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중국의 건설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이 있다”고 한반도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이 두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국은 한편으로는 미국,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될지를 고려하며 고심 중이다. 신장위구르 강제수용소와 홍콩 국가보안법 등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뒤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은 동참했지만, 2024년 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외교적 보이콧’이 “상징적”일 뿐이라며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 장관급이 아닌 대표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미국과의 동맹 관계,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올림픽 정부 대표단에 누가 참가할지,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대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