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대중 모티브" ..설경구·이선균이 재현한 70년대 선거판 [N현장] (종합)

정유진 기자 2021. 12. 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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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언론시사회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적절하기도, 적절하지 않기도 한 시기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소재 영화 '킹메이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와 재확산 등의 상황을 뚫고 관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의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배우 설경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정치인 김운범을, 이선균이 엄창록을 모티브로한 참모 서창대를 각각 연기했다.

이날 설경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한 인물 김운범을 연기한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책을 받았을 대 실제 인물의 이름이 배역의 이름이어서 너무 부담스러워서 감독님에게 이름을 바꿔달라고 해서 김운범이 됐다"며 "이게 참 이름 하나로 내가 조금 마음의 짐을 덜게 되더라"고 말했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뉴스1

이어 설경구는 최대한 김 전 대통령의 캐릭터와 떨어져 김운범의 캐릭터를 창조해내려고 애썼다고도 했다. 그는 "나는 최대한 (실존 인물에서)안 가져오려고 했다"며 "내가 만든 인물, 김운범이라고 생각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내가 생전 모습을 따라할 수 없고 될 수도 없어서 텍스트에 쓰인 김운범이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포 사투리를 연습했지만, 실제로는 사투리를 많이 걷어냈다고도 말하며 "다가가기 보다는 떨어져서 이 역할을 김운범이라는 캐릭터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모티브가 되는, 우리나라 위인 같은 인물이 계셔서, 실제 그분을 모사할 수 없는 노릇이고 제가 접근해나가야 하는데, 그 분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서 중간점 찾기가 힘들었다"면서 연기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설명했다.

반면 이선균은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을 연기했기에 상상력을 더해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이 왜 앞에 나서지 못하고, 그림자 역할로만 있어야 하는가를 당위성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왜 이 사람은 뒤에 있어야 할까에 연기의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영화를 만들기 전 변성현 감독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고 있었고, 자서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분의 자서전을 읽다가 몇줄에 쓰여 있던 한 남자에 호기심을 가졌다,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기 좋게 정보가 많이 없고 '선거의 귀재였다'고 표현돼 있다"며 "찾아보면 기사나 자료보다 소위 야사로 불리는 '썰' 위주의 구전돼는 이야기들이 더 많더라, 그래서 이런 인물이라면 장르적으로 영화적으로 상상력을 더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뉴스1

하지만 변 감독은 영화가 정치 영화로 여겨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정치를 다룬 영화라는 점에 대해)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하고 있다"며 "앞에서 두 선배님이 말씀하셨다시피, 개봉 시기가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장르 영화나 상업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영화 속 픽션과 논픽션의 비율에 대해서 "인물에 대해 정확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데 역사적 배경을 두고, 영화적 상상력을 붙여서 거짓말은 하지 않되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그래서 상상력과 시대적 사실이 어느 정도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정치에 대한 주제보다는 평소 자신이 갖고 있었던 '물음'을 영화 속에 담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면서 내가 올바르다로 하는 목적을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은 수단도 정당한가, 그게 정당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인가 하는 물음이, 도덕적 딜레마가 어릴 때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이 정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한 소재였다, 어떻게 바라보고 싶지 않고 영화를 보면 그 시선을 바꾸는 작업을 했었고 정치 뿐만이 아니라 인간 삶 속에 녹아 들어가는 질문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이선균 역시 "(나는)이 영화가 고증을 위한 영화가 아니어서 처음부터 정치 영화라는 느낌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선거를 다룬 이야기지만, 김운범, 서창대 두 인물이 시대적 변화에 대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영화의 주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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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오히려)위드 코로나 시기 극장에 많은 분들이 와주실까가 고민이다"라고 말하며 소재 보다는 개봉 시기에 대한 고민이 있음을 시사했다.

설경구와 이선균은 영화 속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목적과 수단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관점을 지닌 두 인물로 등장한다. 두 배우는 서로의 시너지와 케미스트리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이선균씨와 저 뿐만이 아니라 보좌진들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씨 등, 공화당 쪽 분들과는 마주친 적이 없어서 이분들만 얘기하면 재밌게 촬영했다, 그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화면 밖에서도 에너지들을 주고 받았다, 끊임없이 영화 이야기도 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하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에너지 주고 받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자신에게 설경구가 영화 속 서창대의 김운범 같은 존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설경구 선배는)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롤모델 같은 분"이라며 "서창대가 김운범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연기했다, 큰형같은 느낌으로 감싸주셨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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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은 캐스팅 과정이 "운명적"이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설)경구 선배님은 '불한당' 하기 전부터 이 시나리오를 드렸었다, 그리고 경구 선배님이 '불한당'이 끝나고 하시겠다고 한 이후에 서창대에 대한 고민이 깊었었다, 그런데 어느날 경구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다, '선균이 어떠니?'라고 물어보시길래 '어 좋네요' 하고 얘기했다"며 "그때 '나의 아저씨' 촬영 중이었는데 영화 보는 신에서 '박하사탕'이 나오고 있었고, 나는 시나리오를 드리고 얼마 있다가 선균 선배님을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미용실을 100번은 갔는데 처음 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같이 할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같이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킹메이커'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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