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늘고 투자 줄고.. 무너진 韓 경제 체력

오은선 2021. 12. 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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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악화일로에 빠졌다는 경고음이 각종 경제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매크로레버리지 변화의 특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는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101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8.9%)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0.6%)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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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계부채 16년째 이례적 증가
(2) 기업 절반 "투자 계획 못세워"
(3) 무직 청년 비중 OECD國 3위
(4) 50년뒤 생산가능 인구 반토막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악화일로에 빠졌다는 경고음이 각종 경제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을 뒷받침하는 '노동력, 자본, 생산성' 모든 영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무직' 청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인 데다 생산가능인구는 50년 뒤 '반토막' 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 민간·정부부채 총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본 여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경직된 노동시장 탓에 생산성은 바닥을 찍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장기화라는 불가역적 환경을 맞아 내년 기업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이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1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매크로레버리지 변화의 특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는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핵심은 코로나 이후 정부, 가계 등의 유례없는 부채 급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매크로레버리지(민간·정부부채 합)의 GDP 대비 비율은 2020년 이후 올해 1·4분기까지 평균 254%다. 이는 통계 이래 역대 최대로 직전 3개년인 2017~2019년 평균 대비 29%p 상승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부채가 줄어드는 디레버리징 이후 16년간 가계 레버리지가 누증돼 왔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노동력을 뒷받침하는 고용 또한 악화일로다. 취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고 있는 한국 청년의 비중은 OECD 13개국 중 3위권에 속했다. 한국의 니트족(일을 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들) 규모(월평균)는 16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15∼29세 인구의 20.9%다. 이탈리아(23.5%), 멕시코(22.1%) 다음으로 가장 높다.

투자 또한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101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8.9%)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0.6%)고 응답했다.

장기적인 추세도 어둡다. 지난해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인구는 2070년엔 3766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최근 예측됐다. 2019년 예측보다 인구정점이 8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70년엔 1737만명으로 53.5%나 줄어든다.

이처럼 경제 체력이 약화되면 경제가 외부충격을 받았을 때 회복력이 떨어진다. 노동력, 투자 등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한은은 "지금처럼 민간부채 비율이 높고 재정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부문의 디레버리징이 이뤄질 경우 경기 충격이 더 크고,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급속한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대비 높은 임금 구조 및 고용경직성이 현재진행형인 점은 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될 수 있어 노동개혁 이슈가 묻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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