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강영숙이 전하는 '재난 속 인간의 모습'

임근호 2021. 12. 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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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작가 강영숙이 단편소설집 《두고 온 것》(문학동네)을 펴냈다.

불가해한 세계 속에서 해명할 수 없는 실존적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그려내는 데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에 낸 여섯 번째 소설집에선 '재난'을 중심에 둔다.

표제작 '두고 온 것'에선 주인공이 과거를 좇아 폐허가 된 호텔 안을 헤매고, '스모그를 뚫고'에선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짐승들처럼 땅속에 파묻힐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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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단편집 '두고 온 것' 출간

최근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작가 강영숙이 단편소설집 《두고 온 것》(문학동네)을 펴냈다. 제18회 이효석문학상(2017년)을 받은 ‘어른의 맛’을 비롯해 2016~2020년 발표한 단편 9편을 담았다.

불가해한 세계 속에서 해명할 수 없는 실존적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그려내는 데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에 낸 여섯 번째 소설집에선 ‘재난’을 중심에 둔다. ‘어른의 맛’은 오랫동안 불륜 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랑이나 욕망 대신 재해에 대한 공포와 죽음에 대한 불안만 나누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표제작 ‘두고 온 것’에선 주인공이 과거를 좇아 폐허가 된 호텔 안을 헤매고, ‘스모그를 뚫고’에선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짐승들처럼 땅속에 파묻힐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 쓴 작품들이지만 지금의 상황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죽음과 불안이 안개처럼 소설 전반을 뒤덮고 있지만 작가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라플린’에서 브로커의 의뢰로 죽음을 앞둔 노인 부부를 유기하는 일을 맡은 ‘나’는 도시를 순례한 끝에 돌아와 자신의 죽음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를 찾아온 것은 죽음이 아니라 아침이었다. 일출을 바라보던 그는 그 다음의 아침도 맞이할 것을 다짐한다.

1998년 등단한 강 작가는 2006년 탈북자 소녀의 유랑과 성장을 그린 첫 장편 《리나》와 2011년 글 쓰는 삶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두 번째 장편 《라이팅 클럽》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16년 소설집 《회색문헌》 이후 한동안 작품이 뜸하다 지난해 7년 만에 장편 《부림지구 벙커X》를 출간한 이후 다시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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