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 뇌종양 막는다' 의학계 오랜 가설이 사실로

한기천 2021. 12. 13. 16: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천식은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져 호흡을 잘 못 하는 질환이다.

천식 환자의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T세포가 간접적으로 뇌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천식과 같은 염증 질환을 앓는 사람의 뇌종양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역학(疫學) 관찰 결과가 학계에 보고된 건 15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서로 이질적인 뇌종양과 천식이 연관성을 보이는 이유를 전혀 몰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세포 분비 데코린의 '두 얼굴', 천식 악화 vs 뇌종양 억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천식 호흡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천식은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져 호흡을 잘 못 하는 질환이다.

천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경우에 따라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그런데 천식 환자는 뇌종양에 걸릴 위험이 비교적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식 환자가 뇌종양에 덜 걸리는 이유를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직관적으로 무관한 듯한 이 현상을 이해하는 열쇠는 T세포의 특이 반응에 있었다.

천식 환자의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T세포가 간접적으로 뇌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발견은 장차 뇌종양 치료에 새로운 접근로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뇌종양 환자의 T세포 유전자를 조작해 천식 환자의 T세포처럼 행동하게 하면 뇌종양의 발생과 진행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의 데이비드 구트만(David H. Gutmann) 신경학 석좌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림프구 지방산 방울(녹색)을 가진 '내재 림프구'의 핵(청색). 기관지 염증이 심한 천식 환자는 저농도 항원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 이럴 때 핵심 작용을 하는 게 내재 림프구다. [독일 본 대학 Fotios Karagianni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천식과 같은 염증 질환을 앓는 사람의 뇌종양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역학(疫學) 관찰 결과가 학계에 보고된 건 15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서로 이질적인 뇌종양과 천식이 연관성을 보이는 이유를 전혀 몰랐다. 심지어 그런 가설적인 제안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과학자도 적지 않았다.

논문의 수석저자로서 이번 연구를 이끈 구트만 교수는 신경섬유종증(약칭 NF) 전문가다. 현재 그는 이 대학 NF 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NF는 뇌나 다른 신체 부위의 신경에 종양이 생겨 자라는 일군의 유전 질환을 말한다.

그 가운데 1형 NF가 생긴 어린이는 시신경의 '광학 경로 신경교종'(optic pathway glioma)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구트만 교수팀은 이전의 연구에서 면역세포가 광학 경로 신경교종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아냈다.

이 발견이 천식과 뇌종양의 연관성을 면역세포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연구팀은 생후 4주 내지 6주의 생쥐 여러 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군엔 천식을 일으키는 자극성 물질을 주고 대조군엔 소금물을 먹였다.

그런 다음 생쥐들의 NF1 유전자를 조작해 광학 경로 신경교종이 생기게 했다.

생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검사해 보니 천식을 앓은 생쥐는 신경교종이 생기지 않았다.

NF1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킨 생쥐가 천식을 앓게 되면 T세포의 행동 방식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에게 천식이 생기면 T세포가 데코린(decorin)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하기 시작했다.

천식 연구자에게 잘 알려진 데코린은 기도의 상피 조직을 자극해 천식 증상을 악화한다.

소교세포의 분업 메커니즘 소교세포의 핵(청색)이 튜브형 돌기(적색)로 연결돼 있다. 이런 네트워크는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분업에 유리하다. [본 대학 미하엘 헤네카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뇌에 발현한 데코린은 'NFkappaB'라는 활성 경로를 교란해 소교세포( microglia)의 활성화를 막았다.

활성 소교세포는 뇌종양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F1 돌연변이 생쥐도 데코린이나 NFkappaB 억제 화합물인 CAPE(카페인산 페네틸 에스테르)를 투여하면 광학 경로 신경교종이 생기지 않았다.

이는 소교세포 활성화의 차단이 뇌종양 치료에 효과적인 접근일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구트만 박사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뇌와 다른 신체 부위의 T세포 사이에서 광학 경로 신경교종의 생성과 성장을 지지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별일 아닌 듯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뇌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세포(소교세포)와 T세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 이해하면 그 과정에 개입하는 치료법 개발의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 유재석, 코로나19 확진…2차 접종에도 돌파감염
☞ '동해' 가사 BTS 노래에 日네티즌 아우성…서경덕 "두려움 표시"
☞ 이재명 향해 '사드 반대' 주장 남성 계란 투척…맞지는 않아
☞ '특송' 주연 박소담 갑상샘암 진단…"수술 후 회복중"
☞ '소음 자제' 요청 70대 건물주 둔기 살해, 20대 구속
☞ 덕수궁 돌담길에 소 두 마리…집회 왔던 주인이 두고 떠나
☞ 국내 오미크론 확진·의심자 4명중 1명은 진단시 '무증상'
☞ "내 동생 왜 신고해" 누나가 이웃 찾아가 보복 협박
☞ 美중부 토네이도에 날아간 가족사진 240㎞밖서 발견
☞ '경비행기 세계일주' 19세 여성 한국 들러…"'오겜' 놀라워"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