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시비' 직장 동료 흉기 살해 시도, 30대 집행유예

청소 문제로 다투다가 직장 동료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35살 A(35)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11일 저녁 6시쯤 인천시 서구 한 제조업체 공장 내 주차장에서 직장 동료 38살 B씨의 머리와 가슴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씨는 사건 발생 30분 전 사무실에서 B씨에게 "건물 청소를 같이하자"고 했다가 무시하는 듯한 말을 듣자 화가 났습니다.

그는 책상에 있던 흉기를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 죽여버린다"며 위협했고, 마침 주차장에서 B씨와 마주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B씨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사건 발생 직전 A씨가 다른 동료에게 "B씨를 죽이고 퇴사하겠다"는 말을 했고, B씨를 살해하거나 치명상을 입히기에 충분한 범행 도구를 사용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장면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피고인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달려들면서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상처를 입은 목은 대동맥이 지나가는 부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 수법도 위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가 생명에 위협을 받을만한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기소된 이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TV 제공, 연합뉴스)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