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르고 보자'식 선심 경쟁, 이래서 선거가 경제 망친다

2021. 12.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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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재정 퍼붓기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처리한지 나흘 만에 여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거론하더니 대선 유력 후보들도 앞다퉈 추경을 기정사실화하며 규모를 천문학적 수준으로 부풀리고 있다.

후보들이 최근 쏟아낸 추경 관련 발언은 마치 포커판의 대사를 연상케 한다.

추경 재원은 결국 국민이 낼 세금인데 상대당 후보의 약속을 놓고 '사기' 단어까지 꺼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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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재정 퍼붓기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처리한지 나흘 만에 여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거론하더니 대선 유력 후보들도 앞다퉈 추경을 기정사실화하며 규모를 천문학적 수준으로 부풀리고 있다. 코로나19 자영업자 손실 보상이 주된 명분이지만 소요 예산을 25조→50조→100조원으로 맞받아치면서 도박판을 방불케 할 정도의 돈풀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00조원대의 빚더미 위에 올라앉게 된 나라 재정과 글로벌 인플레 공포는 알 바 아니라는 식이다.

후보들이 최근 쏟아낸 추경 관련 발언은 마치 포커판의 대사를 연상케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1일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언급한 100조원 지원을 거론하며 “지키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주권 사기집단, 정치 사기 집단 상습범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아무리 피말리는 전쟁이라고 해도 거칠기 짝이 없는 언사다. 추경 재원은 결국 국민이 낼 세금인데 상대당 후보의 약속을 놓고 ‘사기’ 단어까지 꺼낸 것이다.

개탄스럽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이 100조원 지원을 얘기한 데 이어 윤석열 후보는 10일 “추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부에서 추경안을 제출하면 당연히 여야가 만나서 협의할 것이고 야당에서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토교통부도 경제성이 없다고 한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관련, 국민의힘이 공항은 물론 한·일 해저터널 건설까지 제시하며 한 술 더 뜬 일을 연상케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무려 404조원이나 늘어난 국가부채는 국제 금융계의 우려 대상이 된지 오래다. 한편에서는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인플레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돈줄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607조 7000억원의 초슈퍼 예산을 통과시킨 것도 모자라 여야가 예산의 15%가 넘는 추경을 주머니 쌈짓돈 대하듯 하고 있다. 후폭풍을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여야와 후보들은 무원칙한 현금 살포 경쟁을 멈추기 바란다. 안 그래도 골병든 경제가 선거로 더 망가져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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