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도 우파 페크레스 돌풍… 대선 지지율 2위로 뛰며 마크롱 위협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1. 12. 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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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후보 된 후 급상승… “결선투표 가면 52%로 승리” 예측
발레리 페크레스

내년 4월 예정인 프랑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 우파 공화당(LR) 여성 후보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페크레스는 10일과 11일(현지 시각) 잇따라 발표된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들의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4일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이전까지 페크레스의 지지율 순위는 4~6위 권이었다.

페크레스는 엘라브, 입소스, 이포프, 오독사, BVA 등 총 5개 업체가 12월 4일부터 9일 사이에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7~20% 지지율로 마린 르펜(15~17%) 국민연합(RN) 대표와 에리크 제무르(12~14%) 프랑스회복운동(Reconquête) 후보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1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23~25%)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극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8~10%)과 좌파 사회당(PS)의 안 이달고(3~5%) 파리 시장이 5⋅6위를 차지했다.

특히 엘라브의 여론조사에선 마크롱과 페크레스가 결선투표에서 1대1로 대결할 경우 페크레스가 52%의 득표율로 마크롱(48%)을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프랑스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페크레스는 11일 파리 5구의 한 대형 극장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나와 마크롱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프랑스를 미국의 예속국이나 중국의 호구(comptoir)가 아닌, 유럽 최강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영국 BBC는 페크레스의 급부상 배경으로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반반씩 닮은 여성 리더란 점이 (강한 리더십과 온화함을 모두 원하는) 대중에게 먹혔다”고 평가했다. 또 “극우 성향의 에리크 제무르 같은 선명성이 없는 것이 약점이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지지층을 유연하게 확장해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 1221만명의 일드프랑스(파리와 그 주변 지역) 주지사인 페크레스가 프랑스 중·하위 계층의 경제 문제 해결을 앞세운 것이 장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BFM TV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피로감을 느끼면서 극우에는 반감을 느끼는 부동층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 정치권의 공고한 ‘유리 천장’을 깨는 여성 대선 후보가 전통 있는 보수 정당에서 나왔다는 의미도 있다. 프랑스 공화당은 프랑스의 국부로 추앙되는 샤를 드골이 만들어 조르주 퐁피두,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을 배출한 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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