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투어 상금왕 거머쥔 특급 신인 윤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 [주목 이 선수]

주영로 2021. 12.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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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프로 데뷔 점프 거쳐 드림투어 상금왕 차지
내년 이예원, 권서연 등과 신인왕 후보 1순위 평가
국가대표 출신, 240m 장타력 등 탄탄한 실력 갖춰
"목표는 시드 유지, 우승한다면 최고의 시즌 될 것"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시드 유지 그리고 우승.”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새내기 윤이나(18)가 꺼내 든 목표다.

윤이나가 지난 9월 충북 청주 실크리버CC에서 열린 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올해 5월 프로가 된 윤이나는 점프(3부)를 거쳐 드림(2부)투어 상금왕을 거머쥐면서 내년 KLPGA 투어 출전권을 받았다. 여자골퍼로는 드물게 화끈한 장타력에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벌써부터 내년 KLPGA 투어의 판도를 뒤흔들 ‘특급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21년 KLPGA 투어에선 신인들의 활약이 크지 않았다. 송가은(21)이 최다 상금이 걸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김효주(26), 고진영(26), 최혜진(22), 박현경(21), 임희정(21) 등의 바통을 이어받을 특급 신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

2022년 KLPGA 투어에선 모처럼 대형 신인이 대거 몰려 온다. 윤이나는 그 중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윤이나는 동료보다 ‘공을 멀리 치는 선수’로 유명했다. 큰 체구에서 나오는 호쾌한 스윙으로 동료들보다 10~20m씩 더 보냈다. 그러다 보니 경기 중엔 티샷을 하고 나서 먼저 세컨드 샷을 해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의 장타력은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무기가 됐다. 드라이버샷으로 평균 230~240m를 쉽게 보내다 보니 공격적인 코스 공략이 가능했고, 버디도 많이 나왔다.

점프 투어를 거쳐 7월 드림투어 8차전부터 2부 투어 무대에 데뷔한 윤이나는 첫 대회부터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이미 점프 투어 4개 대회에 참가해 1승과 두 번의 준우승 그리고 한 차례 3위를 기록한 뒤 드림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점프 투어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출전하는 대회여서 실력 차이가 크지만, 드림투어부터는 KLPGA 투어 진출을 노리는 프로들만 참가하는 대회여서 어지간한 실력으론 두각을 내기 어렵다. 첫 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8월까지 두 차례 더 준우승을 기록하며 단숨에 드림투어 접수를 예고했다. 9월에는 기다렸던 첫 우승에 성공했고 같은 달 2승째를 따내며 상금왕을 손에 쥐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9년 한국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을 제패했던 윤이나는 예상대로 2021년 프로로 데뷔해 KLPGA 투어에 직행에 성공했다.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하자 관심이 쏠렸다. 윤이나는 쏟아지는 관심에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윤이나는 “시즌 뒤 열린 KLPGA 시상식에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그곳에서 상을 받는 선배들을 보면서 내년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KLPGA 대상 시상식에 오르는 선수는 우승자와 상금왕, 신인왕 등 한 해 동안 뛰어난 성적을 거둬야만 한다.

윤이나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뛰게 될 KLPGA 투어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무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곳엔 박민지도 임희정도 박현경도 없었다. 윤이나가 앞으로 상대해야 할 경쟁자는 국내 여자골프 무대를 주름잡는 강자들이다.

그는 “드림투어의 상금왕을 차지하면서 주변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실력 면에서 아직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기엔 부족함이 많다”며 “드림투어 활동 중 몇 차례 KLPGA 투어에 참가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특히 지난 9월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선 김효주, 임희정 선수와 함께 경기하면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됐다. 드림투어 상금왕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가 신인의 자세로 하나씩 배워가면서 첫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이 대회에서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펼치다 6번홀에서 OB를 내는 큰 실수를 하면서 순위 싸움에서 밀려 7위를 했다.

‘특급 신인’이라는 주변의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쑥스러운 듯 “권서연(20), 이예원(18), 마다솜(22) 등 실력이 뛰어난 신인들이 많다”며 “1차 목표는 시드 유지이며 첫해 우승한다면 더없이 좋은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루키 시즌의 기대와 목표를 조심스럽게 꺼내 보였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매일 연습장에 나와 훈련 중인 윤이나는 12월 말 미국 샌디에이고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초등학교 시절 국내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장타자 김봉섭(38)에게 골프를 배운 윤이나는 지금은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를 역임한 오세욱 코치와 5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오 코치와 함께 약 8주 동안 이어지는 긴 전지훈련을 통해 쇼트게임을 비롯해 드라이버샷 등을 더 가다듬을 예정이다.

윤이나가 9월 출전한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경기 중 캐디와 함께 그린의 경사를 살피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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