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를 향한 '두 가지 시선'
[경향신문]
“아직 서른살, 신체능력 뛰어나
수비·주루로 충분히 기여할 것”
“그라운드 안팎 ‘사고’칠 우려도”
2014년 프로야구 SK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은 내년 시즌 키움에서 뛰게 될 야시엘 푸이그 못지않은 이력을 배경으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그해 스캇의 KBO리그 성적은 타율 0.267에 6홈런 17타점에 그쳤다. 직전 시즌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에서 뛰며 빅리그 9년 통산 135홈런에 OPS(출루율+장타율) 0.821를 남긴 성적이 무색했다.
2018시즌 중 두산 유니폼을 입은 스캇 반슬라이크는 빅리그 통산 355경기 29홈런으로 특급 이력은 아니었지만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의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했다. 그해 그의 두산에서의 성적은 12경기 출전에 타율 0.128 1홈런 4타점이 전부였다.
키움이 푸이그를 전격 영입하자 그에 대한 국내 구단들의 예상은 엇갈린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담당해온 A구단 관계자는 “앞서 여기에 온 선수들은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경우가 많았다. 그에 반해 푸이그는 이제 서른 살(1990년생)”이라며 “파이브 툴 플레이어로 워낙 신체 능력이 좋기 때문에 혹여 초반에 타격이 조금 덜 돼도 수비 또는 주루로 팀 공헌도를 높이면서 적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이그는 최근 2년간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지만 앞서 7년간 132홈런에 OPS 0.823을 찍었다. 그러나 37세에 KBO리그로 온 스캇 등과는 달리 신체 기능적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도권 B구단 관계자 역시 “푸이그는 공격적이지만 선구안도 갖춘 선수로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보이는 것보다 상당히 높다”며 “악동 이미지가 있지만 야구 외적인 면을 빼면 굉장히 잘 뽑은 선수”라고 평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결국에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사고뭉치였던 특유의 기질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역시 외국인 스카우트 경험이 많은 지방 C구단 관계자는 “국내 팀들이 여러 유인구로 집요하게 승부할 것이다. 약점이 드러나면 더욱 치밀하게 파고들 텐데 인내심 없이는 버티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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