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고갈..과잉진료 줄여야 "검사 전 금식도 불필요"
[앵커]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 때는 그렇게 해야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과잉 진단, 과잉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에도 당연히 부담을 줍니다.
의료계 내부에서 이런 부분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민혜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강 검진에서 담낭의 돌을 발견한 60대 환자.
담낭을 둬도 되는지 아예 떼내야 하는지 병원마다 얘기가 달랐습니다.
[최병옥/담석증 환자/66세 : "그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서 (담낭을) 떼내는 게 좋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두 번째 병원을 가봤는데 수술을 안 하고 그대로 사셔도 괜찮다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가지고 혼란스러웠어요."]
내과학회는 "증상이 없다면 통상적으로 담낭절제술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담낭절제 수술 건수는 지난 5년 간 5만 7천여 건에서 7만 9천여 건으로 1.4배 증가했고, 진료비도 607억 원에서 1,065억 원으로 1.8배나 급증했습니다.
의학한림원을 중심으로 한 국내 17개 전문의학회는 이같은 불필요한 진료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건강검진 등을 할 때 흔히 찍는 CT나 MRI 등 조영제 검사 전엔 폐렴 방지를 위해 금식하도록 했지만, 이는 근거가 없고 오히려 탈수를 일으킬 수 있어 금식 지도를 하지 말 것을 제안했습니다.
비타민 D 대사질환이 의심되지 않는다면, 비타민 D 혈중 농도 검사를 일상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아·청소년에선 감기에 걸려도 합병증이 없다면 초기에 항생제 사용을 권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안형식/의학한림원 정책개발위원장 : "의료 자원 절약과 함께, 불필요한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건강에도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상의해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잉 검사나 진료를 줄이기 위해선 의사와 환자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의사들은 강조합니다.
정말 필요한 검사나 치료인지, 어떤 위험이 있고, 더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 있는지, 진료 비용은 얼마인지 함께 결정해 나가는 게 좋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령화와 더불어 현재와 같은 진료가 계속된다면, 2024년을 끝으로 건강보험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KBS 뉴스 신민혜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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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혜 기자 (medica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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