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계단 어디든 자유자재..두 발로 서서 짐도 받아드려요

이정호 기자 2021. 12. 1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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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위스서 신개념 배달 로봇 개발
내년 상용화로 탄소 절감 기대

사람처럼 똑바로 선 배달용 로봇. 최근 스위스 기업이 개발한 이 로봇은 네 발로 도로를 달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린 뒤 고객 앞에 도착하면 몸을 일으켜 세워 배달할 물건을 받는다. 스위스 마일 제공

네 발로 걷거나 달리다가 몸을 똑바로 세워 사람처럼 직립까지 할 수 있는 로봇이 스위스에서 개발됐다. 도심에 있는 평지와 계단을 빠르게 이동한 뒤 몸을 일으켜 고객에게 택배물을 건네받고 지시받은 장소로 움직이는 신개념 배달 로봇이 등장한 것이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 외신은 지난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소속 과학자들이 설립한 기업인 스위스 마일이 자유자재로 자세를 바꿀 수 있는 신개념 배달 로봇 ‘스위스 마일 로봇’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스위스 마일 로봇의 특징은 네 다리를 지탱하는 관절이 매우 유연하고, 발끝에 바퀴가 달렸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특징은 도시의 어떤 지형지물도 능수능란하게 헤쳐갈 수 있도록 한다. 울퉁불퉁한 장소가 주는 충격을 관절이 흡수하고, 동그란 바퀴는 고속 이동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인터넷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스위스 마일 로봇은 평지에선 자세를 바짝 낮춘 채 바퀴를 굴려 빠르게 이동한다. 보통 사람 걸음걸이의 5배에 이르는 시속 22㎞까지 달릴 수 있다.

이렇게 이동하다 계단을 만나면 스위스 마일 로봇은 바퀴에 브레이크를 채워 회전하지 않도록 단단히 잠근다. 사람으로 따지면 롤러스케이트를 벗고 신발로 갈아신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네 다리로 뚜벅뚜벅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다. 다리와 바퀴에는 전기 모터가 모두 16개 달렸고, 동체를 정밀하게 통제하도록 관성 측정장비가 장착됐다.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위성항법시스템(GPS)도 내장됐으며, 레이저를 쏴 주변 물체의 형태와 위치를 알아내는 ‘라이다’ 같은 자율주행차 기술도 들어가 있다.

이 로봇의 특이한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객을 만나면 두 다리를 하늘 방향으로 치켜들고 나머지 다리로 동체를 지탱한 채 직립할 수 있다. 웅크렸던 사람이 허리를 쭉 펴 몸을 똑바로 일으킨 것과 같은 모습이다. 이렇게 하늘로 치켜든 다리를 팔처럼 이용해 고객에게 물건을 건네받은 뒤 동체 속 수납함에 싣는 기능까지 갖췄다. 적재 가능 중량은 50㎏에 이른다.

스위스 마일 로봇의 이런 직립 기능은 고객이 허리를 굽혀 로봇의 적재함에 자신의 물건을 넣는 수고를 하지 않도록 만든다. 회사 측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을 통해 “이런 소형 로봇들이 상품을 배달할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마일 로봇은 내년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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