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해진 대입 일정..막판까지 '눈치 작전'

[경향신문]

우리 아이는 어디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12일 열린 ‘종로학원 2022 정시 합격선 예측 및 특별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가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이준헌 기자

수능 정답 효력 집행정지로
수시 마감 다음날 정시 시작
정시 이월 인원 파악에 혼란

첫 문·이과 통합수능도 영향
교차지원 양상 따라 셈법 복잡

사상 초유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정답 효력 집행정지로 수시모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대입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일부 성적 통지가 지연된 데다 첫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교차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시모집에서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과 관련된 수능 정답취소 처분 소송 판결을 오는 17일 오후 1시30분 선고하기로 하면서 수시모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됐다. 선고 전까지는 해당 과목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정확한 점수를 알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은 16일에서 18일로 미뤄졌고, 합격자 등록일은 17~20일에서 18~21일로 밀렸다. 미등록 충원기간은 21~27일에서 22~28일, 충원 등록 마감일은 28일에서 29일로 순연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법원 판결이 나오면 수험생들에게 당일 오후 8시부터 온라인으로 성적을 제공한다. 생명과학Ⅱ 응시생 6515명은 법원이 해당 문항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해당 과목 성적은 통지받지 못한 상황이다.

수시모집이 마감되면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을 준비해야 한다. 이달 30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일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시 충원 등록 마감일이 29일로 미뤄지면서, 수험생들은 정시 원서접수 시작 하루 전날에야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 규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 파악에 혼란이 생기면서 정시에서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 이월 인원 파악 지연으로 정시 원서 접수 때 정시 학과별 선발인원 최종 확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문·이과 통합수능이라는 점도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자연계 학생들이 문·이과를 넘나들며 합격선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 학생들은 자연계의 교차지원까지 염두에 두고 수험생들의 지원 동향을 끝까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생명과학Ⅱ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입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의·약학계열 지원자들이 주로 해당 과목에 응시했기 때문이다. 평가원이 해당 문항을 모두 정답으로 처리할 경우 표준점수는 1~2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