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 목사 "역시 추미애가 옳았다"..文대통령에 "'촛불 민주주의' 위기"

권준영 2021. 12. 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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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때리며 추미애 적극 옹호 "'추-윤 갈등' 운운한 자들 머리 숙여야"
문재인 대통령에 장문의 편지.."'검찰국가의 등장' 우려해야 하는 형편에 둘러싸여 있어"
文정부 치적 추켜세워.."대한민국은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경험"
"이 나라의 권력·부 움켜쥔 특권 카르텔의 정권 쟁취 전략에 '촛불 민주주의' 희생될 위기"
尹 겨냥 "대선 과정 통해 쿠데타를 정치적으로 완성시키고자 총공세 펴고 있어"
김민웅 목사(왼쪽)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민웅 페이스북, 연합뉴스
김민웅 목사. 김민웅 페이스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공개 지지 선언했던 김민웅 목사가 "역시, 추미애가 옳았다"면서 "윤석열, 이 자는 불법을 저질러 검찰총장 직무도 정지당한 자가 대권을?"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민웅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에 장문의 편지글을 남기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정치검찰의 쿠데타'라고 지칭하면서 맹폭을 가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웅 목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패하고 어리석고 비리로 가득 찬 데다가 무지하기까지 하니…추-윤 갈등 운운한 자들도 모두 머리를 숙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검찰국가의 등장'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 침묵이 답은 아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이 글에서 그는 "어느새 한해가 저물고 있다. 임기 5년의 세월도 돌아보니 화살처럼 빠르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국가의 중책을 지고 허다한 고개를 넘어오시느라 고단하신 기색이 짙으셔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면서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다리가 생기나 했더니 갑자기 난데없는 상황이 벌어져 온 나라가 시름을 잊을 겨를도 없는 형편이 되었다"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그래서 급한 마음으로 먼저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전국민 재난금' 지원과 '소상공인 손실액 보상' 지출에 조금도 지체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특히, 정부의 말을 믿고 이제는 풀리나 하고 준비하고 있던 소상공인들은 무서운 절망에 빠지고 있다"며 "국가의 재정은 국민을 위한 것이니 때를 놓치지 말고 과감히 풀어 나라의 기운이 다시 솟아날 수 있기를 간절히 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은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중요한 영역에서 세계적 지표가 드높아지고 있다. 자랑스러워할 만한 치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그런 모습과는 만만치 않은 격차가 존재한다"면서 "오래 전 율곡이이가 선조에게 올린 글에 이렇게 쓴 대목이 있다"고 전했다. '지금 나라의 형세는 기절한 사람이 겨우 소생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온갖 맥(脈)이 안정되지 않았고 원기도 회복되지 않아서 서둘러 약을 투여해야 살아날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사회를 보다 안정되고 튼튼하게 이뤄내기 위한 촛불혁명은 문재인 정부의 태반(胎盤)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잘못하면 '검찰국가의 등장'을 우려해야 하는 형편에 둘러싸여 있다. 기절했다가 겨우 소생했는가 했는데 이 나라의 권력과 부를 움켜쥔 특권 카르텔의 정권 쟁취 전략에 촛불 민주주의가 희생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 모든 것의 시발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반기를 든 정치검찰의 쿠데타에서 비롯되었다. 이걸 적절하게 진압하지 못해 지금 우리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세력은 대선의 과정을 통해 그 쿠데타를 정치적으로 완성시키고자 총공세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냈던 윤석열은 '지긋지긋하도록 무능하고 부패한 위선정권'이라고 문재인 정부에 대하여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정치적 악담을 내뱉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님과 정부는 아직까지도 이에 대해 단 한마디도 없는 상태다. 이러면 그말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며 "자칫 뭐라고 언급했다가는 대선 개입 논란과 함께 윤석열의 체급을 더 크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여길 수도 있다. 이해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그러나 이런 식의 태도와 판단이 반복되어오면서 결국 사태를 이 지경이 되게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신지요? 검찰 쿠데타로 브라질이 겪었던 정치적 비극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우려를 우리는 하고 있다"며 "이러다가 진짜 검찰국가가 등장하기라도 한다면 당장에 문재인 대통령님의 안위는 물론이고 이 나라는 '21세기 사화(史禍)'로 정치적 피바람이 몰아칠 것은 분명하다. '그럴 리야'라는 생각은 철저하게 안이한 판단이 되고 말 것이다. '정치인 윤석열'은 그 판단의 안이함을 보여준 움직일 수 없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적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그 모든 성취도 무위로 돌리게 되고 마는 것이 바로 '윤석열의 검찰쿠데타'를 적기에 진압하지 못한 일이다. '개혁정치의 실종'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가공할 사태"라면서 "책임 논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정세 판단을 흐린 간신(奸臣)들도 있었다고 본다. 인간의 선의에 끝까지 기대를 거신 대통령님 평소의 성품도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지금은 국가 절체의 비상 상황이다. 촛불혁명으로 세운 새로운 역사가 모두 파산할 수 있는 엄중한 시기다. 하여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반드시 하셔야 할 역할이 있다. 민주주의를 말살시킬 적폐권력의 등장을 저지해야 하는 임무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과한 책무"라며 "촛불시민들은 온갖 위험과 부담을 감수하면서 오늘도 이 임무를 온 몸으로 나서고 있다. 따지고 들자면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도 각자에게 다 있다. 그러나 그걸 넘어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님에게 하고픈 말도 아끼며 아끼고 있다. 혹여 저 적폐세력들에게 역공당하실까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이런 때에 대통령님의 침묵은 평범한 시민들도 내고 있는 용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본다. 선거에 대통령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민주주의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일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으로서 감당하셔야 할 정치적 행위에 대한 당연한 기대"라고 글을 끝맺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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