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미크론 연내 우세종 될 것”… 국내선 열흘만에 호남까지 번져

김민정 기자 2021. 12. 1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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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오미크론 복합쇼크] 오미크론 새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 90명

수도권에 이어 전북과 전남에서도 지역 내 전파를 통한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달 1일 국내 유입이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열흘 만에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더구나 지금까지 나온 오미크론 감염자는 ‘빙산의 일각’이고, 사실상 지역 사회 곳곳에서 전파가 시작됐을 것이란 분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오미크론 첫 발견지인 아프리카뿐 아니라 영국과 러시아에서 들어온 입국자에게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

12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 검사소에서 주민이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함평군은 지역 내에서 오미크론 변이 의심 확진자가 10여 명 발생하자 지역 내 감염 차단을 위해 주말에도 임시 선별 검사소를 운영했다./연합뉴스

12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란에서 입국한 뒤 지난 10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은 아프가니스탄 국적 30대 유학생을 기점으로 전북·전남 지역 내 새로운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앞서 나이지리아에 다녀온 인천의 한 교회 목사 부부를 매개로 서울·인천·충북 등에서 오미크론 감염자 수십 명이 나온 데 이어 이번엔 호남권에서 ‘n차 감염’을 통한 집단 발생이 나타난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전날보다 15명(해외 유입 4명, 국내 감염 11명) 늘어 누적 90명이 됐다. 국내 감염자 중 인천 교회 관련 감염자가 4명(교인 1·가족 2·지인 1명) 추가됐고, 나머지 7명(전남 3명, 전북 4명)이 이란에서 입국한 전북 지역 유학생과 관련된 확진자였다. 아직 확진 판정은 나지 않았으나 역학적 관련성이 있어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도 전북 유학생 관련 31명, 인천 교회 관련 1명이 추가됐다.

주말에도 끝이 안보이는 줄 - 12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는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중증 환자는 894명을 기록하며 기존 최다인 9일 857명보다 37명 늘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과 지자체에 따르면 첫 오미크론 확진자인 유학생 A씨는 25일 입국 후 자가 격리를 했는데 동거 가족 3명이 모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감염된 가족 중 한 사람을 통해 전북의 한 어린이집으로 전파가 일어났다. 이곳에서 감염된 원생이 서울에서 가족 모임을 가졌는데, 여기에 참여한 6명의 가족 중 1명이 전남 함평의 어린이집 원생이었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이 난 건 A씨와 가족 3명, 전북 어린이집 1명, 전남 어린이집 3명이다. 그 밖에 이들과 접점이 있었던 전북 어린이집 22명, 전남 어린이집 4명, 서울 가족 모임 5명은 코로나에 확진된 상태로,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유학생 A씨는 입국 제한 국가가 아닌 이란에서 들어왔다. 입국 후 시설 격리가 아닌 자가 격리를 했고, 이 과정에서 가족 등으로 전파가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발원지인 아프리카 지역 외 국가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들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감염원이 상당수 유입이 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모잠비크, 레소토, 말라위,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가나, 잠비아 등 아프리카 11국을 ‘입국 제한 국가’로 지정하고, 이곳에서 입국한 장기 체류자 또는 내국인은 10일간 시설에서 격리하고 있다. 단기 체류 외국인의 입국은 아예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A씨 외에도 12일 새로 추가된 해외 유입 확진자 4명은 각각 영국 1명, 콩고민주공화국 2명, 러시아 1명 등으로 모두 입국 제한 국가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에서 들어온 경우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지역 전파가 일어나고 있는 영국 등 유럽 국가에 대한 방어선은 이미 뚫려 있었다”며 “초기에 강도 높은 입국 제한 등을 하지 않은 탓에 지역 사회 전파가 이미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델타 변이는 지난 6월 유행이 시작돼 7월부터는 우세종이 됐다. 오미크론 변이 역시 델타 변이처럼 된다면 갈수록 악화하는 4차 대유행 불길에 기름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전염력이 기존 변이를 뛰어넘는다는 분석 결과들이 일본·남아공 등에서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도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상황을 볼 때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는 델타를 능가한다”며 “유럽연합과 미국은 앞으로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 판단은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우주 교수는 “내년 1월에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전체 확진자 중 상당 폭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델타 변이가 주도한 4차 유행 진화도 역부족인 상황에서 오미크론 방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홍정익 중앙방역대책본부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에 부스터샷 접종 등을 통해 최대한 면역 인구를 늘리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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