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5성급 호텔도 "강아지님, 환영합니다"
롯데호텔은 지난달부터 ‘VIP(Very Important Pet)’를 내세운 ‘펫캉스’ 패키지를 도입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반려동물 전용 산책 가방과 장난감, 배변 봉투가 포함된 ‘웰컴펫’ 선물을 제공한다. 내년 2월 말까지만 판매되는 상품이지만, 특급호텔인 롯데가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외국인 고객이 끊기고 다시 내국인 고객 위주로 운영하면서 반려동물과 같이 쉬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반려동물에게도 문호를 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위기를 맞은 호텔 업계가 반려동물을 동반한 고객 모시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털 알레르기, 소음, 청소 같은 문제 때문에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했던 5성급 호텔들도 반려동물 입장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올해 1500만명을 넘어서자 내국인 고객 유치와 생존을 위해서라도 반려동물에게 문턱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5성급 호텔도 고개 숙였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반려동물 동반 고객을 위해 50 객실 한정으로 판매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t) 패키지가 이달 초 완판됐다고 12일 밝혔다. 작년에 처음 반려동물 출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데 이어 올해도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다. 밀레니엄 힐튼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같이 투숙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예상보다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반려동물 투숙을 전면 허용하지 않는 대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반려동물을 두고 휴가를 떠나기를 꺼리는 고객을 위해 숙박 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펫 전용 호텔에 맡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고객이 반려동물 걱정을 잊고 편히 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대 흐름상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관련 숙박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숙박업체 플랫폼 ‘여기어때’는 반려동물과 숙박할 수 있는 숙소 정보를 따로 제공하는 ‘반려견이랑’ 탭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이 탭에 등록된 숙소는 지난 10월 880개에서 올해 10월 980개로 늘었다. 그랜드 조선 부산은 반려동물을 위한 ‘멍캉스 패키지’의 예약 건수가 최근 연초 대비 6배가량 늘자, 객실 한 곳을 멍캉스 전용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3조4000억원에서 2027년엔 6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 수는 1448만명,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에 이른다.
◇더 특이하게, 더 비싸게
해외 여행·숙박업계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상품 경쟁이 치열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현지 시각)자에서 “미 캘리포니아의 벨몬드 호텔은 최근 반려견을 위한 전용 음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한 접시에 8~15달러 정도”라고 전했다. 미 플로리다의 포시즌스 리조트 올랜도는 최근 반려동물 전용 비건 메뉴도 제공하고 있다.
항공사도 반려동물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반려동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웨이 항공은 반려동물 이름을 찍어준 전용 탑승권을 만들어주고 제주항공은 기내 동반 탑승이 가능한 반려동물 무게를 기존 5kg에서 7kg으로 올렸다. 편당 최대 탑승 가능한 반려동물 수도 기존 3마리에서 6마리로 늘렸다. 전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에어리얼 제트’는 승객의 25%가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과 같이 탑승한다는 분석에 따라, 강아지 전용 수면 매트와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의 셰프가 만든 강아지 간식까지 제공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이든 사퇴론’ 즐기는 트럼프? “이례적으로 침묵”
- [팔면봉] 野 해병대원 특검법 강행 처리, 與 불참 예고로 국회 개원식 연기. 외
- 인권 변호사 출신… 정계 입문 5년 만에 노동당 당수 올라
- 트럼프와 붙으면… 미셸 오바마가 11%p 앞서, 해리스는 2%p差 박빙
- 바이든이 물러나면 민주당, 8월 7일까지 공식 후보 지명해야
- “의사 늘린다고 응급실 뺑뺑이 안 없어져… 수가 현실화가 최우선”
- “의사 집단행동 방지법 만들라”
- 필수의료 살리려면 응급실 바꿔야
- 검사 24명 호명하며… 이원석 “비열한 외압에 굴복 말라”
- 野가 특검 2명 추천… 사흘 지나면 연장자 자동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