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경제 잘 했다"는 李.. 중도층 확장전략 효과 글쎄?

권준영 2021. 12. 12. 19: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비판한 李 말바꾸기 눈 의심"
국민의힘, 전두환 공과발언 비판
정의당 "국민의힘 후보 된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상설시장을 방문, 즉석연설을 하기에 앞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전두환이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진영은 물론 국민의힘 등 야당까지 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전두환이 정치를 잘 했다"는 옹호 발언으로 정치권과 호남지역 유권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현 정부로부터 이반한 중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경북 문경시 가은역에서 꼬마열차를 탑승하기 전 즉석연설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구 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며 "박정희 시대 고속도로가 전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것처럼 에너지 고속도로가, 바람과 태양이 여러분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큰 자원이 되는 길을 만들어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예천 상설시장을 방문해 "광주·전남·전북 주민들이 '대구·경북에서 태어났으면서 왜 그 지역에서 지지를 못 받느냐'고 말씀하시는데,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경북을 바꿔달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친척이나 친구, 한때 원수졌던 사람에게도 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예천이 디비지면(뒤집히면) 경북이 디비질 것이고, 영남이 디비질 것이고, 대한민국이 디비져서 국가가 오롯이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공정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 경북에서 나고 자랐고 대구 경북을 여전히 사랑하고 또 제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제가 묻힐 곳, 제 어머니와 아버님이 묻혀 계신 곳이 대구 경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며 "전두환 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말 바꾸기가 일상이 돼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이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지지율 역전 발판으로 집토끼 전략보다는 중도층 표심 확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중도층과 MZ세대 표 없이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이 후보의 발언은 중도층 표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발언 내용은 이전 윤 후보와 대동소이한 내용"이라며 "대구 경북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전에 윤 후보가 전두환 관련 발언을 했을 때 신랄하게 비판을 했다"며 "이 후보의 자가당착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중도층 표를 얻기 위해 이같은 발언을 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본다"며 "분명한 건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이야기 했을 때와, 이재명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을 이야기했을 때 중도 유권자들에게 다르게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과 반대파인 진보진영에서 그의 공에 대해 주장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중도층 유권자들은 이 후보 발언을 한 번 곱씹어볼 수는 있는 문제"라며 "이같은 발언으로 보수진영에서 이 후보로 넘어오진 않겠지만, 중도 표를 전체 100이라고 봤을 때 15 정도는 넘어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