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금융비서, 왜 이리 불편해?

김수현 2021. 12. 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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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활용 예시. 마이데이터 종합포털 캡처
마이데이터 참여 업체들(은행,·보험,·금융투자·,여신). 마이데이터 종합포털 캡처

'내 손 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지난 1일부터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지만 잦은 오류와 불편으로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1일 본 서비스가 시행되기 전에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금융규제 벽이 여전히 높아 마이데이터 활성화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NH농협·하나·우리·SC제일은행 등 10개사가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허가를 얻은 상태다. 은행은 대부분 지난 1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곧 개시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해주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금융 소비자는 일일이 각 금융사의 앱에 들어갈 필요 없이 마이데이터를 통해 본인 정보를 한눈에 통합 조회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시세 정보 등의 강점을 살려 내집·내차 마련 금융전략을 제시하는 '부동산·자동차관리 서비스', 일상 속 실물자산 관리를 위한 '마이금고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1091개 예·적금 상품, 1046개 대출 상품, 1384개 카드 상품, 1만2229개 펀드 상품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골라드림 서비스'를 앞세워 마이데이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스타일 진단과 처방을 제공하고 해외여행·직구·해외주식 투자 등과 관련해 외화자산 적립을 도와주는 '환테크 챌린지'를, 우리은행은 자산 통합조회와 소비·지출 분석, 미래 현금흐름 시뮬레이션으로 이어지는 '한눈에, 한손에'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투자·절세, 연체 방지, 자산관리, 혜택 부문으로 나눠 서비스 중이다. 다만 은행들은 현행 마이데이터 시스템에서 정보 제공기관들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오류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마이데이터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처리해야 하는 동의서 수와 분량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계는 제재 이슈로 생명보험·손해보험 1위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마이데이터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어 타 업권 대비 마이데이터 사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보험사 가운데 본허가를 받은 곳은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 두 곳이다. 교보생명은 1월, KB생명은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금융, 건강, 교육, 문화의 영역을 중심으로 교보생명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KB손해보험은 개인자산관리서비스, 오픈 인슈어런스, 헬스케어 연계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보험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마이데이터 정보 공개 범위에서 피보험자 관련 내용은 제외돼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BC카드 등은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플레이, KB페이, 페이북 등 각 카드사의 간편결제 플랫폼(앱카드)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도 곧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 특화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소비 결제 데이터라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핵심 데이터를 제공하는 만큼 빅테크와 데이터 제공 범위를 놓고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는 카드 실적 서비스 제공이 중단됐다. 카드 실적 관련 정보는 신용 정보가 아니라 카드사에서 가공한 정보로 분류돼 마이데이터 표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제공 항목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가 이달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동학 개미들의 직접 투자가 급증한 만큼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투자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통합자산관리 앱에서 여러 증권사에 흩어져 있는 보유 종목을 한눈에 확인하고 투자 성과를 비교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키움증권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고 주식·펀드 등 투자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김수현기자 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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