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부 6개 주에 '겨울 토네이도' 강타.. 기후변화 때문?

윤지로 2021. 12.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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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건물은 종이처럼 뜯겨 나갔고, 전봇대와 화물열차도 맥없이 쓰러졌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시는 흡사 폭탄을 맞은 듯 집과 공장, 교회, 요양원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주저앉았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NWS) 산하 폭풍예보센터에 밤 사이 6개 주에서 30여개의 토네이도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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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이례적.. 400km 넘게 이동 관측이래 '최장'
시속 240km의 강풍 동반.. 30여개 발생
휩쓸고 간 곳 폭탄 맞은 듯 전쟁터 방불
켄터키주 등 피해.. 사망자 100명 넘을 수도
바이든 "기후가 따뜻해지면 더욱 극심"
기후 변화와 연관 규명 시간 걸리지만
겨울철 초여름의 기온이 영향 미친 듯
토네이도 발생 아칸소 낮기온 20도 넘어
11일(현지시간) 미 켄터키주 메이필드에서 한 남성이 파괴된 장모 집 잔해에서 나오고 있다. 메이필드=AP뉴시스
콘크리트 건물은 종이처럼 뜯겨 나갔고, 전봇대와 화물열차도 맥없이 쓰러졌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시는 흡사 폭탄을 맞은 듯 집과 공장, 교회, 요양원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주저앉았다. 캐시 오낸 메이필드 시장은 “도시가 성냥개비 더미처럼 보였다”고 비통해했다.

미국에서, 특히 중부 지역은 ‘토네이도 골목’(Tornado Alley)이라 불릴 만큼 토네이도 발생이 흔하다. 그러나 겨울 토네이도가 시속 240㎞의 강풍을 동반할 정도로 강하게 발달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번 토네이도는 무려 250마일(약 402㎞)을 이동해 역대 최장거리 기록도 갈아치울 전망이다. 범상치 않은 토네이도 등장을 두고 기후변화의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NWS) 산하 폭풍예보센터에 밤 사이 6개 주에서 30여개의 토네이도가 보고됐다. 다만 하나의 토네이도가 중복 접수됐을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개수는 분석 중이다. 이 중 하나는 아칸소주에서 발생해 미주리∼테네시∼켄터키주까지 400㎞ 넘게 이동했다. 이 ‘쿼드 스테이트(4개주를 지났다는 의미) 토네이도’가 하나의 토네이도로 최종 확인되면 역대 최장거리를 기록하게 된다. 기존 기록은 1925년 미주리∼일리노이∼인디애나에 이르는 352㎞를 거친 ‘트라이 스테이트 토네이도’였다.

이번 토네이도로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84명인데, 최종 1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피해가 집중됐다. 켄터키주 사망자 70명 중 대부분이 메이필드 양초공장에서 희생됐다. 앤디 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에서 토네이도가 불어닥쳐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양초공장의 위성사진. 위쪽은 2017년 1월 촬영한 사진이고 아래쪽은 토네이도가 강타한 후인 11일(현지시간) 촬영한 사진. 메이필드 로이터=연합뉴스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의 아마존 물류창고에서도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에드워즈빌 팀원을 잃은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했다.

피해 지역에 연방 자원 투입을 지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토네이도 중 하나였다”며 “기후가 따뜻해지면 모든 게 더욱 극심해진다는 것을 우린 모두 알고 있다”고 했다.

기후변화로 이상 현상이 빈번해지는 것은 맞지만, 토네이도와 기후변화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것이 없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토네이도는 △고온다습한 공기 △불안정한 대기 △대기 상하층에 다른 바람이 불 때(윈드 시어)라는 3가지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다.

지구 기온이 오르면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늘고 불안정해지지만, 윈드 시어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후변화가 3가지 조건에 미치는 영향이 상반되기 때문에 온난화와 토네이도의 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토네이도는 허리케인(태풍) 같은 기상현상에 비해 영향 반경도 작고, 짧으면 수 초 안에 사라질 만큼 생애 주기가 짧아 학자들이 연구에 애를 먹는다.

토네이도의 비밀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그럼에도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이 이어지면 여름철 극한 기상현상이 연말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는 계속 나온다. 실제 토네이도가 발생한 10일 아칸소주 등의 낮 최고기온은 20도를 넘었다. 미 노던일리노이대 빅터 젠시니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번 사건에 기후변화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따뜻한 12월 날씨가 토네이도 발생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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