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결혼 원하지만 못할 것".. 남성·보수 성향 청년층 많아

서울대, 20∼34세 가치관 조사
"연애 가능하지만 결혼·출산 NO"
비혼집단은 여성·진보 비중 높아

연애·결혼·출산을 원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청년 집단은 정치적으로는 보수 성향, 성별로는 남성의 비중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와 반대로 연애 실현 가능성과 의지는 있다고 여기지만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집단에서는 진보 성향과 여성 비중이 높았다.

12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저출산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접근’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20∼34세 청년 817명을 대상으로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 출산을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하다고 여기는지와 얼마나 꿈꾸는지를 1∼10점 척도로 평가하는 가치관 조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연애와 결혼, 출산의 실현 가능성과 꿈 점수를 모두 낮게 평가한 ‘비관 집단’부터 ‘비혼 집단’, ‘괴리 집단’, ‘안정 집단’ 1·2, ‘만족 집단’까지 총 6개 유형으로 나뉘었다.

‘비혼 집단’은 연애에 대한 꿈과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3점 이상), 결혼·출산에 대한 꿈과 실현 가능성은 1∼2점대로 낮은 집단으로, 전체 조사 대상 중 13.1％(107명)였다. 비혼 집단은 여성 비율(62%)과 정치적 진보 성향 비중(44%)이 전체 집단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보수 성향 비중은 9%로 전체 집단 중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 중 3.8％(31명)인 ‘괴리 집단’은 정반대 특성을 보였다. 이들은 연애·결혼·출산을 꿈꾸는 정도가 모두 4점 이상으로 모든 집단 중 2번째로 높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모두 1점대로 가장 낮았다. 이 집단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전체 집단 중 가장 컸다. 정치적 보수 성향을 나타낸 비중도 전체 집단 평균(16％)의 2배 수준인 32％로 최대였고, 학력은 고졸 이하가 26％로 전체 평균의 3배 이상이었다.

조사 결과 미래에 자신이 지금보다 높은 계층에 속할 것이라고 믿을수록 연애와 결혼, 출산에 대한 꿈과 실현 가능성을 크게 인식하는 ‘안정·만족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담당한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의 비관적인 미래 전망은 비혼·무자녀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