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정희의 산업 대전환 볼 필요"..전두환 발언 논란엔 "진영논리 빠져 사실도 부정"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꼭 기린다기보다는 대대적인 산업 대전환을 만들어냈던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공으로 3저 호황을 꼽아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던 데 대해선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있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회 자체가 불합리하게 빠진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김천시 추풍령 휴게소(서울방향)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을 방문한 의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산업·경제 재편이 이뤄지고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산업화 단계에서 경부고속도로가 했던 역할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경부고속도로를 포함한 산업화 기반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고 평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부터 이어진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하는 발언을 반복해서 해왔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시사점으로 “국가의 대대적 투자를 통해서 강력한 경제부흥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저희가 만들 에너지 고속도로는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 그 다음에 김대중 시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새로운 산업체제를 상징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의 3저 호황을 ‘공’으로 평가한 데 비판이 일자 “최근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서 있는 사실 자체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꾸게 할 만큼 엄청난 역사적인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지금도 저는 공소시효, 소멸시효 등 각종 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저 호황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서 맡긴 덕분에 경제가 성장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 작은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행위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야권에서 N번방 방지법 재개정 논의를 부추기는 데 대해선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성착취 범죄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여야 간 합의를 거쳐 만들어진 법”이라며 “완벽한 제도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발견된 문제점은 시정해가면서 시행하고, 도저히 계속 안 된다고 생각하면 재개정 절차를 밟아서 다른 법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6개월 계도 기간이 있으니 그 뒤 필요하면 여야가 합의해 개정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아직도 6개월 유예기간이 있다고 하니, 6개월 내 사전 검열에 의한 국민 권익 침해라는 논란이 없어질 수 있도록 구상을 하고, 도저히 그대로 시행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되면 여야 합의로 개정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최초 자금조달 비리, 이걸 묵인한 검찰 비리, 배당에 대한 배임적 설계 행위, 자금 조달 경위, 국민의힘이 LH에 공공개발을 포기시킨 경위, 성남시의 공공개발을 저지한 경위, 취득한 개발이익을 어디다 썼는지에 대해 아무런 의심과 의혹이 남지 않게 특검을 통해 수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야의 특검법 신속 합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천|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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