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으러 원정갈판" 주유소 올해 239곳, 친환경 때문에 문닫았다
치열한 저가경쟁에 이윤 줄고
전기차 확산·코로나도 영향
◆ 위기의 주유소 ◆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주유소 수가 지난해 대비 239곳 감소해 최근 5년 새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값을 두고 인근 주유소와 '10원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가속화·코로나19 장기화 등이 겹치며 많은 주유소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주유소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국내 주요 에너지 공급 인프라스트럭처인 주유소들이 급속히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전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는 총 1만1160곳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유소는 인구 증가·경제 성장 등을 발판 삼아 꾸준히 증가해 2010년 1만3004곳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국내 주유소 사업은 장기간 내리막길을 걸으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 기간(2010~2021년 11월) 감소한 주유소는 총 1844개로, 연평균 168개꼴로 사라졌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주유소 거리 제한이 사라지고 이후 알뜰주유소까지 등장해 주유소 업계는 악화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며 "최근엔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도 빨라지고 코로나19로 이동량까지 줄어들자 자영 주유업자들은 사업 자체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로 수송 에너지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자영 주유소들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직영 주유소는 그나마 본사 차원에서 투자가 용이하지만, 전체 주유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자영 주유소는 이 같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유소는 수송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인프라이므로 한계 주유소에 대한 사회적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라며 "미국·일본·유럽 등도 이 같은 현상을 겪을 당시 국가가 직간접 지원에 나선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내 주유소가 과포화 상태로 이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유소가 복합에너지 스테이션 역할을 하게 될 상황에서 주유소가 마냥 줄어드는 건 소비자 편익에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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